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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앤논술] 인터넷 댓글 실명제 도입 논란.

2018-08-20 15:14 693


“자기 의견에 책임져야” VS “표현의 자유권 침해”

* 이번 ISSUE&논술은 인터넷 댓글 실명제 도입 논란에 관한 주제로 구직자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다양한 주장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고루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슈의 배경

최근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댓글 여론을 조작한 ‘드루킹 사건’으로 인터넷 댓글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필명 ‘드루킹’ 김동원 씨는 지난 1월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매크로(macro)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에 반복적으로 공감 수를 클릭하는 등 포털사이트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드러났다.

김 씨는 지난 2009년부터 경제적공진화모임(공진모) 카페를 운영하면서 회원들의 포털 아이디 600여 개와 매크로를 이용해 기사에 댓글을 달거나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로 인해 여론에서도 인터넷 댓글의 양면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졌다.

각 포털사이트는 댓글 운영 정책 개편안을 발표했고, 국회에서도 댓글 실명제와 아웃링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이 여러 건 발의됐다. 네이버는 ‘일일 공감·비공감 수 50개 제한, 댓글 수 제한, 댓글 작성시간 간격 확대’ 등의 대책을 내세웠지만 여론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드루킹 사건’의 핵심은 인터넷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이다. 이를 방조한 포털사이트도 문제지만 가장 큰 책임은 댓글을 단 사람에게 있다. 간접적 살인과 마찬가지인 악플이나 여론조작 등을 막기 위해 ‘인터넷 댓글 실명제’를 당장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실명제로는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터넷 댓글 실명제를 요구하는 관련 청원이 700건 이상 게재됐다. 청원자들은 드루킹 사건처럼 앞으로도 소수의 댓글 조작이 왜곡된 여론을 형성할 수 있고, 왜곡된 여론의 피해자들이 심각하게 늘고 있으므로, 이용자의 댓글 작성에 일정 부분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터넷 댓글 실명제가 실시되면 이용자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전체 댓글 본질의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거세다. 사회적 소통의 도구로서 순기능을 갖고 있는 인터넷 댓글을 위축시키기보다는 댓글조작 등 일부 범죄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슈의 논점

주장 ① 댓글 실명제 찬성:“자기 의견에 책임져야
인터넷은 오프라인과는 다르게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열린 공간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곳이다. 익명성이 계속 유지되는 한 표현의 자유도 계속 보장될 수 있다. 하지만 익명성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요즘 인터넷 댓글에는 건전한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서로 간 무분별한 비난이 넘쳐 나고 있다.

이에 대한 가장 확실한 해결책으로 ‘인터넷 댓글 실명제’가 거론된다. 인터넷 댓글 실명제는 이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가 확인돼야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 수 있는 정책이다. 실제로 국민 3명 중 2명이 인터넷 댓글 실명제 도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4월 1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임의 전화걸기를 통해 인터넷 댓글 실명제 도입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65.5%가 ‘악성 댓글 근절과 타인의 인격권 보호를 위해 찬성한다’라고 응답했다.

반면 ‘과도한 통제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는 23.2%, ‘잘 모르겠다’는 11.3%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 다만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진보층의 찬성 의견이 보수층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40대와 20대에서 70% 이상이 찬성했다.

건전하고 투명한 언론 광장 형성을 위해서는 댓글 실명제가 실시돼야 한다. 오늘날 대중은 기사를 읽기도 전에 댓글을 먼저 읽으며 여론을 파악하고 자신의 관점을 세운다.

댓글 중 베스트 댓글 추천 수가 올라가면 분위기를 주도하게 되고, 이와 의견이 다르면 무시는 물론 공격적인 비난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고의로 댓글을 조작하거나 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건전한 공간이 소수의 의견으로 선동돼 사익을 추구하는 곳으로 변질됐다.

자기 의견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지도록 강제해야 한다. 댓글 실명제를 실시하면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고 댓글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댓글 실명제를 도입한 이후 6개월 만에 악성 댓글이 절반으로 줄었다.

댓글 실명제가 도입되면 익명성 안에 숨어서 타인을 무방비하게 공격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사이버 인신공격보다는 정당한 비판과 토론이 이뤄질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물론 중요하지만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제한해야 한다.

아울러 댓글 실명제와 더불어 포털의 ‘아웃링크’ 도입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여론조작의 근본 원인인 포털의 뉴스 독점 구조를 해체할 대안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포털 사이트의 현행 ‘인링크’ 방식을 아웃링크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도 아웃링크를 의무화하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과 인링크를 이용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하는 ‘드루킹 방지법’이 발의됐다. 앞으로는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검색만 가능하고 아웃링크로 기사를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포털 기업이 사전에 기사 선별 및 재배치하는 등 편집권을 행사하는 행위도 제한해야 할 것이다.


주장② 댓글 실명제 반대:“표현의 자유권 침해
인터넷 댓글 실명제 시행은 건전한 인터넷 여론 형성이 목적이라지만 여론을 위축하고 제약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하게 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댓글 실명제를 도입하면 대다수의 정당한 의사 표현을 법으로 규제함으로써 표현의 자유가 과하게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자신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다수가 선택하면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익명성은 통념과 다른 자신의 소수 의견을 당당히 표현함으로써 숙의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장치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우려해 사회나 조직에서 겪은 부조리에 대해 비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익명성이 지켜지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용기를 낼 수 있다. 학원 내 미투 혁명이나 갑질에 찌든 한진 재벌가에 대한 고발도 이른바 대나무숲이라고 하는 인터넷 익명 게시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술적으로 이뤄지는 여론조작은 해킹이나 악성코드를 막듯 기술적인 방법으로 단속해야 한다. 여론 수렴의 가장 활발할 창구인 인터넷 댓글의 사회적 기능을 무시하면서까지 댓글 실명제를 도입하는 것은 교각살우(矯角殺牛: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가 죽임)와 마찬가지다.

실제로 댓글 실명제를 실시하고 나서 악성 댓글이 1.7% 줄어든 반면에 전체 댓글은 68%가 줄어들었다. 댓글 실명제가 댓글조작과 같은 인터넷 범죄를 없애기보다는 온라인상의 소통을 위축시킨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러한 전례를 반복할 필요는 없다.

실명제가 인터넷 범죄를 줄이지 못한다는 사례는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에서도 입증된다. 페이스북은 사실상 이용자의 신상을 알 수 있는 실명제로 운영되지만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한 악성 댓글이나 여론몰이는 익명 게시판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

생체 정보를 활용하는 4차 산업혁명 역시 개인 정보 보호가 관건이므로 가장 중요한 개인 정보인 이름을 노출해야 하는 댓글 실명제와 맞지 않는다. 댓글 실명제가 되레 드루킹 사건을 부추겼다는 주장도 있다. 댓글 실명제가 2012년에 위헌으로 판정됐으나, 정보통신망법상 공공기관 실명제,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기간 실명제 등 이미 광범위하게 실명제가 존재한다.

드루킹의 주 무대였던 네이버 또한 가입 시 휴대전화 인증 등을 통해 본인확인을 거쳤고 드루킹은 이러한 점을 악용해 수천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여론조작에 악용할 수 있었다.


주장③ 댓글 창을 아예 없앤다면
드루킹 사건으로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기사 댓글이 특정 세력 앞에서 무력하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댓글 기능을 아예 삭제하라는 요구까지 언급됐다. 댓글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많다는 데 사회적 합의가 모아진다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실제로 구글이나 뉴욕타임스 온라인판 등 해외 주요 포털·언론 사이트에는 뉴스 댓글을 다는 게시판이 아예 없거나 몇 개 뉴스에만 댓글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특유의 미디어 문화로 자리 잡은 댓글을 한순간에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 같은 전통 미디어에서도 여론조작과 왜곡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왜곡을 했다 하더라도 신문을 없애자는 의견은 나오지 않는다. 댓글은 이미 우리 사회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여론 형성 수단이며, 전통 미디어에 비해 집단지성으로 검증될 여지가 더 많다.

무분별한 댓글의 부작용을 없앨 수 있는 대안은 계속 연구돼야 한다. 무엇보다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긍정적인 토론문화를 정착시키고 이를 오프라인에서의 성숙한 대화 문화로 발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숙의 문화가 당장 정착될 수 없는 만큼, 명백한 악성 댓글이나 여론조작 등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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