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내 탓이 아니다

“우리 학교는 아예 서류에서 탈락시킨다고 하던데? 합격된 사람도 없다는데?”
“요즘 취업난이 워낙 심하니까 어쩔 수 없지. 내 탓만 있는 건 아니잖아.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불만만 표출하고 살기에는 인생이 아깝지 않은가. 대한민국에서 계속 살아갈 예정이라면 이런 와중에서도 길을 찾아야 한다.

환경 탓만

할 수 없는 이유

취업에 대한 고민 비단, 지방대생만의 문제가 아님을 처음 느낀 것은 현대건설 최종 합격 OT에 참석했을 때다. 300명 가까이 되는 합격자 중에 여자는 10명 안팎이어서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들은 흔히 말하는 명문대생이었다.

그런데 그 중 한 언니가 “요즘 동기들이 취업 때문에 많이 힘들어해요. 서류 합격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면접에 가서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여기 합격했다고 말하기는 게 동기들에게 조금 미안하더라고요.”라고 이야기했다.

진심으로 놀랐다. 명문대생들은 취업 걱정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선입견일 뿐, 그들도 똑같이 취업 고민과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 너무 환경을 탓할 필요는 없다. 비교적 좋은 환경인 사람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기에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글을 연재하며 계속 강조해서 말하는데 출신학교, 토익, 학점 등이 전부가 아니다.

사실 이런 부분들을 제외한다면 그다지 환경을 탓할 요소는 많지 않다. 심지어 저스펙으로 대기업에 취업한 선배들의 선례가 꽤 많기 때문에 본인이 취업이 잘 되지 않는 이유를 환경 탓으로 돌린다면 완전히 수긍하기 어렵다.

안 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모의 면접을 가보면 꼭 한두 명은 의욕이 없어 보이는 친구들이 있다. 그럴 때 마다 혹시 그 친구가 상처받지 않도록 평소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게 묻곤 한다.

“OO아, 원래 목소리가 이렇게 작은 거야~? 혹시, 당연히 안 되겠지 생각해서 소심해진 건 아니니?”
그러면 대부분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자신감이 없어요. 점점 더 취업은 힘들다 하고 취업은 하고 싶은데 이런 대기업은 엄두가 안 나요. 사실 여긴 면접까지 갈 수도 없을 것 같아서 준비를 제대로 못했어요.”
그러면 나는 또 왜 안될 것 같은지 물어본다.
“지금 취업도 어려운데 저 같은 사람을 뽑을까요? 제가 처한 환경에서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만 들어요”
이렇게 자신감이 떨어진 친구를 만나면 언니처럼, 누나처럼 친근하게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소극적인 마음이 열렸을 때, 강점과 부족한 점을 말하며 코칭을 해주곤 한다.

두려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환경’이라는 방패막이를 세워 자기 합리화를 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취업이 뜻대로 잘 되지 않는 게 부끄러운 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떨어지는 건 정말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죽하면 서류 50군데를 쓰고 3곳에 붙는다는 말이 있겠는가. 그 기업은 나와 인연이 아닌 것뿐이다. 나머지 수많은 기업들 중 나와 인연이 있는 기업에 합격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으면 된다.


어차피 입사하는 회사는 한 곳이다. 선택의 기로에서 기쁨을 만끽하는 것은 잠깐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환경 탓 대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준비해 나가도록 하자!

필자 ㅣ 꿈꾸는 한작가 

프로필
6년차 대기업 월급쟁이 현직자(前 H중공업, 現 H자동차)
5년 차 취업 컨설턴팅을 겸업하며 청춘들과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강사 및 멘토를 하고 있다.
2019년 1월 ‘대기업도 골라가는 지방대 저스펙 취준생의 비밀’ 책 출간

[지방대 취준생] 시리즈는 매주 목요일에 찾아옵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잡코리아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영주 에디터 lkkun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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