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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논술] 저출산 고령사회,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2019-05-01 10:00 1,271 1


“출산 친화적 사회 분위기 조성·노인 고용 확대”

 

이슈의 배경

저출산 고령사회가 가져온, 앞으로 가져올 문제로 대한민국이 쇼크 상태에 빠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명 선이 무너진 0.98명으로 출생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년에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 셈이다. 출생아 수도 32만6,900명으로 1970년대 100만 명 대보다 반 이상 줄었다.

우리나라의 인구절벽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 1명 선이 무너진 경우는 1990년 독일 통일, 1992년 옛 소련 해체 등 체제가 급변할 때나 볼 수 있었던 현상이다. 한국의 출산율 0.98명은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인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68명에서 한참 떨어지는 것은 물론, 초저출산 기준인 1.3명에도 모자란다.

출산율이 줄어들면 젊은 층 인구의 노동력이 부족해진다. 생산성이 저하되며 경제 활력을 잃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가 경쟁력의 추락을 피할 수 없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존립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5년마다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세워가며 13년 동안 126조 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으나 작년 합계출산율이 반증하듯 결과는 참담했다. 정부는 그간 잘못된 진단으로 근본적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아동 수당 지급과 같은 현금 살포식으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저출산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2030대 인구가 이미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청년들의 평균 혼인 연력도 갈수록 늦어지고 있으며, 급기야 삶에 피로를 느껴 결혼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결혼을 하더라도 경력 단절 또는 집 장만 문제로 출산을 미루거나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부부들도 많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작년 7월 출산율 증가 목표 위주에서 아이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확대 시행하는 등의 방안으로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고 싶게끔 만들겠다는 의도지만, 백약이 무효해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우리 사회는 자연히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인구의 7% 이상)에 들어선 이후 2017년 고령사회(고령인구 14% 이상)로 전환됐다. 초고령사회(고령인구 20% 이상)도 머지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이돌봄 서비스
아이돌봄 서비스는 정부 차원에서 취업 부모들을 대신하여 그들의 자녀에 대한 양육 및 이와 관련된 활동을 지원해주는 서비스다. 가정의 아이돌봄을 지원하여 아이의 복지를 증진하고 보호자의 일·가정 양립을 통한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과 양육 친화적인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서비스는 이용 구분에 따라 시간제 돌봄 서비스, 종일제 돌봄 서비스, 기관 연계 돌봄 서비스, 질병 감염 아동 지원 서비스로 나뉜다.

 

 

이슈의 논점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저출산 문제
저출산 고령사회는 비단 우리나라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최근 헝가리 합계출산율을 현재 1.5명 수준에서 2030년까지 2.1명으로 올려놓겠다며 “아이를 넷 이상 낳은 여성에게는 평생 소득세를 물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각국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가장 흔하게 나오는 대책은 현금을 살포하는 방법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지급되는 월 10만 원 아동수당의 규모는 2조8,000억 원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1월 아동수당 지급 대상 연령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포럼을 개최했다.

중앙 정부는 물론 인구 소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자체들도 앞다투어 현금 살포식 저출산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아이를 낳으면 현금을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급 금액도 점점 높아져 아이 하나만 낳아도 100만 원 이상 현금을 지급하는 지자체가 이미 수십 곳이다. 경북 봉화군은 첫째 아이 출산 시 무려 700만 원을 준다.

그러나 젊은 부부들은 그 돈을 받자고 아이를 낳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회성이 강한 현금 지원으로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낼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부모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주거 시설에 들어가는 비용과 육아에 드는 비용은 터무니없이 비싼 반면 소득은 적어 맞벌이로도 힘에 부친다.

이처럼 현금 살포식 정책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일자리, 주거 문제 해결 등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보육 책임이 각 가정에 있다는 것은 대가족 시절에나 통용되던 얘기다. 아이를 돌보는 데 돈이 많이 든다면 국가가 돌봄의 기능을 제공해줘 부모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출산 친화적 사회 분위기 조성
한국에 앞서 저출산 문제를 경험했지만 비교적 성공적으로 극복해낸 나라들도 있다.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이 그러하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전국민적인 공감대 위에서 과감한 재정 지원을 통해 출산과 육아에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출산만 장려할 것이 아니라 출산 친화적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프랑스는 출산율이 1.79명이 되었을 때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다. 출산수당과 가족수당 등 경제적 지원, 가족계수(Quotient Familial: 부양가족 수에 따라 소득세 납부 금액을 산정하기 위해 책정된 제도)를 통한 세액공제, 시간과 장소, 형태가 다양한 보육 서비스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스웨덴은 자녀 1인당 총 480일간의 유급 휴직을 주는 부모보험 제도나 육아휴직 기간 중 90일을 부모 각각에게 할당하는 양성평등 제도를 통해 부모의 워라밸(Work-Life-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했다. 이 밖에도 아동수당, 대가족수당 등 다양한 수당제도로 양육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나라도 세종시를 보면 출산 친화적 사회 분위기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세종시의 작년 출산율은 1.57명으로 서울 출산율(0.76명)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전국 출산율 1위를 차지했다.

세종시가 전국에서 가장 출산 친화적이란 통계는 공무원이 밀집된 도시 성격과 무관치 않다. 공무원은 남녀 모두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또 휴직 후 복직도 보장되어 있다.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 문제로 유치원 개학 연기 사태가 벌어져도 세종시는 국공립유치원 비율이 95%에 가까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즉 모든 국민이 제도적으로 공무원 수준의 출산 친화적 근무 환경을 제공받는다면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저출산 문제를 사회 전체의 위기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인식 변화도 절실하다. 대다수 개인은 인구절벽이 그리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구가 줄어들면 좁은 땅덩어리에 인구 밀도가 지나치게 높아 발생하는 여러 가지 골치 아픈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주장까지 나온다.

하지만 현재의 저출산 문제는 인구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인구 구조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인구가 1% 줄어든다고 할 때 모든 연령대의 인구가 똑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경제활동인구만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모두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한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부모가 아이를 걱정 없이 낳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면 정부와 개인이 동시에 나서 출산과 육아 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노인 고용 확대 추진
출산율을 높이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노인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 65세로 규정돼 있는 노인 연령을 70세로 상향하자는 주장이 탄력을 받는 만큼 이러한 논의를 생산적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 정책의 효과를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2018년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3,679만6,000명으로 2017년보다 6만3,000명 줄었다. 내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24만3,000명 줄고 2025년에는 42만5,000명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건강 상태가 개선되고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65세 이상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해당 연령대의 취업자는 2011년부터 작년까지 8년간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시대 흐름을 타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하면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면서 고령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정부는 노인 연령을 70세로 상향하면 2040년에 생산가능인구가 424만 명 증가하고, 고령인구 비율을 8.4%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노인 연령 상향 조정은 심각한 부작용과 반발을 가져와 사회 갈등을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 노인 연령은 기초연금,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지하철 무임승차 등과 같은 각종 복지혜택과 관련돼 있다. 노인 연령 70세를 법제화하면 노인들이 누리고 있는 각종 복지 혜택들이 그만큼 줄어들어 저항이 심할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를 두고 봐도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어 가는 국가재난 상황과 같은 현실 속에서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민연금이 노령연금의 수급 자격을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높여간 선례 등을 참고해, 지속해서 연구하며 각 부처 및 지자체가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회적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득과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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