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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정석] 기업은 절대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

2020-08-14 11:00 9,585 2

신입사원의 갑작스러운
퇴사 선언

 

 

“선배님, 드릴 말이 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사내 메신저로 농담 따먹기나 하던 후배 녀석이 갑자기 무게감 있는 멘트를 날린다. 사내에서 가장 외진 회의실을 잡아놓고 기다리니, 녀석이 쭈뼛거리며 들어와서는 핵직구를 날린다.

“저 퇴사하려고 합니다.”

8개월 전 채용부터 신입사원 교육까지 내가 직접 진행한 후배다. 붙임성 있고 활달한 성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친구인데, 갑작스럽게 퇴사라니. 혹시 팀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던 건지 걱정이 되어 이것저것 캐물었지만, 다행히도 그런 건 아니라고 한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 회사의 현실이 너무 달라 적응이 어렵습니다. 이 일이 제 적성에 안 맞는 건지, 아니면 제가 회사와 안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제게 맞는 길을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입사 1년 차에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이 친구 놓치기 참 아까운 친구인데. 입사할 당시 1년 선배와 멘토-멘티 결연을 맺어준 것이 떠올라 멘토와도 상담해보았는지 물었다. 이때, 이 후배의 대답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XX선배님도 퇴직한다고 합니다. OO회사에 최종 합격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망할. 멘토 선정을 잘못한 내 탓이다.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입사한 사람들이 1, 2년도 채 되지 않아 퇴직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퇴사 상담을 해보면 그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여러 신입사원의 퇴사 상담을 진행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바로 ‘환상’이라는 단어다.

 

회사에 대한 ‘환상’은
‘독’이 된다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 기부나 봉사활동은 기본이며 브랜드 PR 광고에 몇십억이라는 피 같은 돈을 쏟아붓고 SNS 계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지원자가 이러한 기업의 모습을 바깥에서만 보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환상’이라는 독을 가지고 입사하는 것이다.

환상이 독이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실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이라면 누구나 ‘내가 꿈꿔왔던 회사생활은 이런 게 아닌데’ 혹은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이군’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미리 예측한 사람이라면 그런 실망이 퇴사까지 연결될 만큼 무게 있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 순수하고 맑은 신입사원일수록 이런 현실과 환상의 괴리를 잘 소화해내지 못한다.

흔히 고3 수험생들이 대학생활에 환상을 품고 새내기 대학생이 되면, 첫 여름방학을 맞이할 때쯤 이런 문제로 마음의 짐을 안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어쩌면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환상을 가지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고, 이런 일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학과 직장에는 큰 차이가 있다. 대학은 내가 돈을 내고 교육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라면, 직장은 내가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학에서의 문제보다 직장에서의 문제가 한층 풀기 어렵다. 갑과 을의 문제와 생계의 문제가 대학보다 훨씬 깊이 침투해있기 때문이다.

이런 적응의 문제로 좋은 인재를 1년도 되지 않아 잃는 것은 기업으로서 너무도 뼈아픈 일이다. 신입사원의 입장에서도 안타깝기는 매한가지다. 그토록 어렵게 입사한 기업을 나서는 마음이 얼마나 무거울까. 또다시 다른 회사에 어렵게 도전해야 하고, 그곳에 가서도 잘 적응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전 회사에 입사할 때보다 시간은 더 지나가 버렸고, 나의 첫 직장 경력은 숨겨야 할 존재가 되어버렸다. 서로에게 좋지 못한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상’을 부수는 것 말고는 뚜렷한 방법이 보이질 않는다.

 

 

기업은 절대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

 

당신이 취업준비생이라면 한 가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기업은 절대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론에도 여러 번 보도된 한 IT 중견회사가 있다. 끝내주는 복리후생과 대기업 뺨치는 연봉, 그리고 사내 복지시설들로 유명한 곳이다. 이 회사는 자사의 성장 동력을 ‘인재’에 있다고 보았으며,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이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한다. 실제로 한번 방문해보면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멋지다. 마치 오성급 호텔에 놀러 온 기분이랄까.

한번은 그 회사에서 개최한 채용 세미나에 참가한 적이 있다. 여러 대기업의 인재 채용 성공사례와 함께 솔루션도 홍보하는 그런 자리다. 나 또한 인사담당자로서 그 회사의 복리후생과 채용 정책에 큰 흥미를 느껴 바쁜 업무에도 시간을 만들어 참석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 나도 어느새 이 회사의 대외홍보에 ‘환상’을 갖고 있었구나’라고. 정말 미안하지만, 언론에서 보도된 끝내주는 복리후생의 회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당신은 실망할 것이다. 기업은 절대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생각하게 만든 것은 다른 게 아니다. 이 회사 또한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한 야근이 기다리는 곳이었고, 불이 꺼지지 않는 회사라는 별명을 자랑으로 여기는 곳이었다. 그런 이 회사를 만든 것이 ‘인재’라고 했던가. 정확하게 말하면 ‘죽도록 야근을 하더라도 이를 자신의 성장으로 받아들이는 열정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시스템’의 승리다. 이 회사는 그런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뇌인지 공학적인 요소까지 곁들여 채용에 접목한 곳이었다. 기업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브라보.

바깥에서 보는 기업의 복지는 화려하다. 게임실, 수면실, 당구대, 사내 식당, 수영장 등 웬만한 리조트보다 더 화려한 시설을 갖춘 회사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판단하기에 앞서 한 가지를 떠올려보자. 이런 복지 시설들이 왜 생겼을까?

 

복리후생은 결국 직원의 니즈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회사라면 노조가 없더라도 노조의 역할을 하는 ‘노사협의체’라는 조직이 존재한다. 사내 직원들이 투표를 통해 위원을 선출하면 이들은 직원 대표로서 자격을 갖추게 되고, 임금과 복리후생 등 직원의 처우를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자 측(회사 측)과 갖가지 협의를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노사협의체는 성공적인 처우 개선을 위하여 직원들의 니즈를 파악한다.

인사팀 소속으로서 기업의 화려한 복지를 보고 있노라면, ‘아, 정말 직원을 위하는 훌륭한 기업이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이런 것들을 갖춰야 하는 직원의 니즈가 왜 생겨났을까’를 먼저 떠오른다. 회사에 수면실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잠이 부족한 직원이 많거나 집에 잘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로 들린다. 사내에 피트니스센터가 있다는 것은 직원들이 집에 돌아가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사내 식당에서 석식을 제공한다는 것은 직원이 저녁 식사를 집에서 하기 어려운 시간에 퇴근한다고 느껴진다는 것이다.

사내에 갖춰지는 복지시설은 대부분 직원들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다. 즉, ‘필요하기 때문에’ 설치한다는 것이다. 직원에게 필요하지도 않을, 잘 사용할지 어떨지도 알 수 없는 것에 회사는 소중한 돈을 사용하지 않는다. 당신이 주주라고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당신이 투자한 기업이 잘 사용하지도 않을 안마의자나 수면실을 갖추기 위해 몇천만 원, 혹은 몇억 원의 돈을 쓴다고 한다. 당신이라면 곱게 넘어갈 수 있는가?

복지가 잘 갖춰진 회사를 기피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현실을 냉정하게 보았을 때 복리후생과 관계없이 대부분의 회사는 비슷비슷하다. 그렇다면 적어도 잘 갖춰진 곳에 입사하는 게 그나마 더 나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회사가 자랑하는 복지를 보면서 환상을 가지지는 말았으면 한다. 모든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 이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당신이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 ‘내 생각과는 너무도 달라서 적응할 수가 없습니다’와 같은 사유로 퇴직을 결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회사보다는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하자

 

회사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회사의 포장에 반해 입사하는 것은 외모만 보고 배우자를 고르는 것과 같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분명하고,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했으면 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당장 겪고 있는 적응의 어려움도 일시적인 문제가 될 것이며, 당신을 괴롭히는 환경 요소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넘겨버릴 것이다. 부디 당신의 환상이 낳은 실망감이 당신의 커리어를 무너뜨리지 않았으면 한다.

 

 

필자 ㅣ 이형근

  

필자 약력 
- 키더웨일엔터테인먼트 인사담당 이사
-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 피키캐스트 <인사팀 멍팀장> 콘텐츠 에디터
- 브런치 <당신이 몰랐던 취업의 기준> 매거진 저자
- 카카오페이지 [나는 인사팀 직원입니다] 저자

 

[취업의 정석] 시리즈는 3주마다 금요일에 찾아옵니다.
외부필자의 원고는 잡코리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잡코리아 김가현 에디터 kimg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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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_30432***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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