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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정석] 모두가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처럼 될 필요는 없다

2020-10-20 17:00 3,577

수많은 자기소개서의 단골 항목

 

 

[입사 후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 한 가지와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문구만 조금씩 다를 뿐, 대부분의 기업이 지원자들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항목이다. 하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는 가장 쓰기 어려운 항목 중 하나이다. 당장의 취업을 위해 기업을 선택하고 이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지원자 중 그 이후의 일까지 뚜렷하게 계획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큰 틀의 계획은 있었지만 "이 회사에 들어가서 이걸 반드시 해내야지!"라는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그렇기에 많은 지원자들은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보여줌과 동시에 직무 능력을 보여주는 전략’을 취하곤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새로운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모바일사업 마케팅 전략을 세워 매출을 증가시키고 대중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또한 제고할 기회를 잡겠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마케팅 홍보 전략의 약점과 이를 보완할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여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거나 자신이 제시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와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나열하는 등 지원 기업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증명하는 내용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평가자의 시선을 끌려고 노력한다.

잔인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겠다. 대부분의 평가자들은 이런 식의 답변을 주의 깊게 읽지 않는다. 전혀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전략을 취한 자기소개서를 읽고 있으면, 마치 스티브 잡스나 주커버그의 사업설명서를 읽는 기분이 든다. 회사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니 편견을 내려놓고 자세히 읽어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스티브 잡스나 주커버그의 이야기라면 자세히 읽어야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만약 지원자가 정말 스티브 잡스나 주커버그 같은 사람이라면, 그 지원자는 이미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들어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정말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 뺨칠 정도의 역량과 잠재력을 가진 인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문제가 있다. 보편적인 관료적 조직들은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를 CEO로 모시고 싶을지언정, 자신의 팀에 부하직원으로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국의 기업은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과 다르다

 

 

현재 국내 기업의 기득권을 가지고 채용권을 가진 사람들은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으로 했고, ‘개성’보다 ‘단합’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회사가 커질수록 변화와 혁신은 어렵다. 이미 성공한 방식을 버리고 리스크를 안고 다시 시작하는 것은 CEO나 대주주의 의식이 어지간히 깨어있지 않는다면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런 상황에서 실무자급인 사원이나 대리가 ‘변혁’이나 ‘혁신’을 외친들 결국 찻잔 속의 태풍이 될 뿐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문제가 있다. 이런 식으로 작성된 자기소개서는 그 업무를 실제로 진행하고 있는 현업자에게 전혀 어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어느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의 UX 다자이너로 지원했다고 치자. 당신은 이 회사가 제작한 어플리케이션의 UX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더 나은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어필하는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담았다고 치자. 자, 여기서 질문이 있다. 당신은 이 해답을 얻기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하고 연구했는가? 3일? 일주일? 정말 최선을 다해 연구했다면 한 달?

이 회사의 사무실 풍경을 떠올려보자. 이 회사에는 약 10명 정도의 UX 디자이너들이 있다. 이들은 경력 3년에서 20년까지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루 최소 8시간 동안 일주일 중 5일을, 1년 내내 이 문제를 놓고 고민했다. 그리고 도출된 결과가 이것이다. 자,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당신은 정말로 다년간의 실무경험을 지닌 이 10명의 경력자가 만들어낸 결과물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한 달 동안 고민하여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취업을 해서는 안된다. 당신의 능력이면 진지하게 당장 창업을 고민해야 한다.

당신은 정말로 다년간의 실무경험을 지닌 10명의 경력자가 만들어낸 결과물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한 달 동안 고민하여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능력을 의심하거나 폄하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어느 미래에 당신도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 못지않은 뛰어난 리더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의 당신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모두가 엄청난 리더가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사회는 그런 리더를 뒷받침해줄 사람을 필요로 한다. 스티브 잡스가 아무리 뛰어났다고 한들 워즈니 악이나 조나단 아이브와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목표는 현실적으로, 손에 실제로 잡히는 것으로 잡자

 

스스로 냉정하게 되물어보자. “내가 이 기업에 입사하면 정말로 이걸 할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결국은 윗사람에게 지시를 받아서 진행하는 것이 회사의 일이다. 애초에 회사가 지시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은 목표에서 빼는 것이 좋다. 내가 신입사원으로서 진짜 실천할 수 있는 목표를 잡자. 개인의 작은 실천목표가 되어도 좋고, 회사를 위한 것도 좋다.

어떤 목표가 정답이 된다는 그런 공식은 없다. 억지로 만들어낸 그런 아이템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에서 나온 현실적인 목표를 잡는 것이다. 실제로 당장 내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그런 목표 말이다. 허황된, 혹은 실정을 잘 모르고 세운 목표보다 훨씬 평가자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다.

 

 

필자 ㅣ 이형근

  

필자 약력 
- 키더웨일엔터테인먼트 인사담당 이사
-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 피키캐스트 <인사팀 멍팀장> 콘텐츠 에디터
- 브런치 <당신이 몰랐던 취업의 기준> 매거진 저자
- 카카오페이지 [나는 인사팀 직원입니다] 저자

 

[취업의 정석] 시리즈는 3주마다 금요일에 찾아옵니다.
외부필자의 원고는 잡코리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잡코리아 김가현 에디터 kimg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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