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버스로 꼬박 4시간. 동해와 삼척을 지나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한가로운 작은 어촌마을에 자리잡은 경상북도 울진군 한울원자력본부. 그곳에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를 책임지고 있는 김준식 주임이 있었다. 그는 아직 입사한지 채 일년이 안된 따끈따끈한 새내기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일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일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이 넘쳐 보였다. 우리나라 원자력 본부를 지키는 김준식 주임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자.

발전소를 이끄는 힘, 기계팀!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한국수력원자력 한울본부 제2발전소 기계팀에 근무하고 있는 주임 김준식입니다. 학부에서는 기계공학과를 전공했고, 지난 2014년 9월에 입사했습니다.

우선 한국수력원자력과 기계팀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한국수력원자력은 수력 및 원자력 발전소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 나아가 전 세계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회사에요. 단순히 전력을 생산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발전플랜트 기술과 방사선 의료기술을 개발하고 있죠. 최근에는 핀란드와 아랍에미리트 등 여러 나라에도 원전 건설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계팀은 각 발전소 안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발전소 설비 정비 업무, 발전소 계획예방정비 업무, 설비유지보수 업무 등 발전소 전체 설비에 대해 총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이지만, 대부분의 설비는 기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기계팀이 발전소를 이끌어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울원자력본부는 작은 어촌마을에 자리잡고 있네요. 이곳에서 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지금 사택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사택은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고, 직원 대부분이 사택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원자력본부다 보니까 바닷가 근처에 회사가 위치하고 있어서 집을 떠나서 생활하는 분들이 많아요. 주변에 여가시설도 많지 않아 사내 동아리가 매우 잘 되어 있는 편이에요. 동아리가 200개쯤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동아리 활동을 하진 않지만, 다른 분들이랑 축구나 스포츠를 즐겨 합니다. 바닷가 주변이라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많이 돌아 다니고요.

한국수력원자력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부터 전력기업이나 발전소 자체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담당 교수님의 도움으로 복합발전소를 견학할 기회가 생겼고, 견학 후 발전소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죠. 이후 한국전력기술에서 주최하는 발전플랜트 연수 등을 통해 원전 기술 수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우리회사에 대해 알게 됐고, 세계 원전기술을 이끌어가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커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입사를 결심했어요.

끊임 없는 노력과 발전이 필요

구체적으로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안전을 위해 기계에 고장이 없어도 18개월마다 발전소를 정지시켜 설비 전체를 분해하고 점검하고 조립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저는 발전소 중대사고를 대비해 원자로가 안전하게 정지될 수 있도록 하는 계통 내 설비 정비 업무, 계획예방정비 업무 등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아침에 출근하여 본인이 맡은 계통에 정비를 필요로 하는 통지가 있는지, 주요 설비 작업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확인 후에는 팀 내 파트 회의에 참석합니다. 이후 현장에 방문해 주요 설비 작업 감독 및 주요 기기 순찰을 수행합니다. 문제점을 발견하면 오더를 발행하여 정비를 수행합니다. 또한 차기 계획예방정비를 위하여 정비를 수행해야 할 설비 선정, 자재 확보, 공정 등을 설계 및 준비합니다.

일을 통해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기계팀이라 그런지, 기계가 고장 날 때 가장 마음이 아파요. 그래서 문제가 생긴 기계의 원인을 찾고 정비를 수행한 이후, 기계가 아무런 문제없이 제 기능을 다하여 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원자력발전소에서 기계의 고장은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집중해서 일하기도 하구요.

원전이라는 특수한 근무처인 만큼 분위기도 남다를 것 같아요. 
안전과 국민 신뢰도 제고에 앞장서고자 설비를 정비할 때만큼은 분위기가 엄격한 편이에요. 원자력 발전소에서 기계는 매우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사내에서 팀 별로 체육대회나 회식을 할 때면 어느 팀보다 활기차고 자유로워요.

취업하고 보니 그동안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점이 있나요?
대학시절 전공 관련 공부를 열심히 했었어요. 그래서 입사 전에는 현업에 투입된다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었죠. 하지만 막상 입사를 하고 나니 대학에서 배운 내용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앞으로 공부하고 새로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느끼는 중이에요. 학교에선 책으로 학문적인 지식을 많이 공부했는데, 막상 기계들 앞에 서있으면 아무런 생각이 안 날 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인터넷 강의를 통해 꾸준히 공부하는 편이에요. 외국어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신입(1년차) 연봉 수준은 얼마나 되나요?
명시상으로는 3000만원 초반 대입니다. 현재 한수원은 정규직 전환 인턴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인턴기간 동안은 정규 급여를 다 받지는 못합니다. 제가 입사할 때는 인턴 5개월 동안은 정규 급여 80%가 지급되었고 이후 5개월 동안은 100% 지급되었습니다. 채용마다 인턴 제도가 조금씩 달라 1년 차 급여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네요.

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취업을 향한 지름길!

한국수력원자력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대학교 시절부터 전력 회사 관련 견학이나 연수 같은 활동은 챙겨서 가려고 했던 편이에요. 공대다 보니 영어에도 자신이 없었고 단순 스펙을 쌓기 보다는 회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많이 보여주려 했어요. 그래서 발전플랜트 연수에도 참여했었고 다른 발전소기업에서도 인턴을 했었습니다. 면접에서도 연수나 현장교육 때 느낀 발전소에 대한 이해도를 많이 어필했고요.

학창 시절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나 강의 등을 꼽는다면?
발전소는 열의 이동 및 사이클이 중요한 뼈대를 이루고 있는 설비입니다. 그래서 면접이나 전공시험에서 열역학 강의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전에 말씀 드렸던 발전플랜트 연수와 발전소 인턴 역시 매우 도움이 되었어요. 인턴을 했던 발전소는 화력발전소였는데, 발전소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 시스템은 비슷해서 발전소의 운영과 원리를 이해하는 데도 큰 이점이 있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기계팀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필요한 역량은 전문성인 것 같아요. 기계팀 소속 직원으로서 누구보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설비를 진단하고 정비를 수행해야 발전소의 안정적인 운영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아직 신입직원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아서 여러 기술적 측면에서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문성이 단지 지식이나 학문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일하는 사람의 마인드도 전문적이어야 하죠. 내가 전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해야만 기계에 그 생각이 잘 녹아 들어 고장을 일으키지 않고 잘 동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수력원자력 취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부탁 드려요.
저도 대학을 다니면서 방황을 했었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정말 하고 싶은 직업을 찾아서 그 분야에 매진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솔직히 제 주변에도 너무 스펙에만 매달리는 친구들이 있어요. 하지만 스펙이 높은 사람들은 정말 많아요. 자신이 그 분야에 얼마나 관심 있고 열정이 있는가를 보여주고, 관련 경험들을 많이 쌓는 것이 취업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타인보다 우리 회사에 더 많은 관심이 있고, 열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한수원으로 통하는 길 또한 열릴 것이라 생각해요.

김준식 주임님이 생각하는 ‘좋은 일’이란 무엇인가요?
타인을 웃게 만드는 일이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일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남들로 하여금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종종 있어요. 하지만 본인이 양보하고 타인을 한 번 더 웃게 배려한다면 이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내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 국민들 모두를 웃게 하는 일이라면 더 없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