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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기계

지멘스(주)

R&D여성파워특집_지멘스 엔지니어 인터뷰

소속
공정산업 및 드라이브 사업본부 Process Automation팀
등록일자
2016.05.27
조회수
15,998

 

스마트 공장 솔루션으로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세계적 전기전자 기업, 지멘스. 공정산업 및 드라이브 사업본부의 Process Automation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은영 차장을 만나 여성 엔지니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ㅣ한국지멘스 공정산업 및 드라이브 사업본부 Process Automation팀 임은영 차장 인터뷰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한국지멘스 공정산업 및 드라이브 사업본부 Process Automation팀에서 공장자동화를 위한 제품인 ‘PCS(Process Control System)7’의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는 임은영 차장입니다. 2008년에 경력직으로 지멘스에 입사해, 이제 입사 8년차 되었습니다.

 

PCS7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네요.
이는 공정자동화라는 뜻이며, 주로 프로세스 (화학, 제약, 제철, 발전소, 식음료 등)를 제어하는 자동화 시스템입니다. 단순하게 on/off하는 것이 아니라 유체를 제어하는 고급공정의 기능이 포함된 시스템입니다. 공장 내에 현장에서 사람이 하는 작업들이 거의 대부분 자동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중앙제어실에서 운전자가 컴퓨터를 통해 공장운전을 하고, 생산되는 제품의 결과보고서를 만들어 냅니다. PCS7은 바로 이런 자동화 시스템에 들어가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이를 또 다른 용어로는 DCS라고 부르며, 분산 제어 시스템 (Distributed Control System)이라고 합니다. DCS는 미국에서 시작된 용어이며, PCS는 유럽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모두 같은 개념이에요. 제가 담당하는 ‘PCS7’은 지멘스에서 출시한 DCS를 위한 제품의 브랜드명이고요.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릴게요.
‘PCS7’의 제품 매니저로서, ‘PCS7’에 대한 기술적, 사업전략적, 영업적 부분에 걸친 기술지원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고객사로부터 견적 요청(RFQ)이나 문의가 들어오면, 프로젝트를 위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기술 검증을 돕는 업무가 가장 많아요. 또, 고객사를 방문해서 기술 설명을 통해 제품과 솔루션을 홍보하거나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됐을 때 추가된 새로운 기능을 교육하고 있죠. 고객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할 뿐만 아니라 에이전시를 통해서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에이전시의 프로젝트도 함께 지원하고 있고요.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메일을 확인해 기술 지원 요청, 솔루션 관련 문의들을 처리합니다. 영업팀에서 요청한 기술 지원을 최우선으로 처리한 뒤에, 각각의 고객들의 니즈를 찾아 기술 지원하고 있어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객사를 방문하는 업무의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정은 출장과 외근으로 이루어집니다. 일주일에 2~3일 정도 외근을 나가는데요. 주 고객사가 철강, 석유화학 회사라 지방 출장이 많은 편이에요.

 

DCS 분야 만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공장 자동화 시스템의 보급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DCS 엔지니어들이 현장에 나가면 공장의 설비보전팀 직원들이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곤 했어요. 컴퓨터 앞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펌프도 돌리고, 인터록(연동 장치)도 걸 수 있었으니까요. 이제는 공장도 단순히 계측기나 모터만 컨트롤하는 것을 넘어서 더 많은 것을 제어할 수 있게 됐어요. 집 밖에서도 집 안의 보일러를 껐다 켰다 할 수 있게 된 것처럼요. 예를 들면, 공장에서 기준치보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면 자동으로 오피스동의 에너지부터 제어하는 기능도 있죠. 이렇듯 DCS분야는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는 소프트웨어를 공부해야 하는 엔지니어”


업무를 하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열린 사고, 열정, 끈기, 자기개발 의지, 이 4가지를 꼽고 싶어요.
학교에서 아무리 열심히 배워도 직장에 들어오면 다시 배워야 하는 게 많아요. 그렇다 보니 새로운 것을 잘 수용할 수 있는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직장에 커다란 이상을 꿈꾸고 왔다가 실망하시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요. 처음엔 내가 하는 일이 하찮은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게 쌓이고 쌓여서 커리어가 돼요. 때문에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과 끈기가 필요해요. 또, 소프트웨어가 계속 업그레이드되다 보니 스스로 공부하면서 끊임없이 자기개발 할 수 있어야 하고요.

 

엔지니어는 반드시 해당 전공을 공부해야 할 수 있는 직무인가요?
전기·전자공학 출신이면 도움이 많이 되겠지만, 본인이 더 많이 노력한다면 전공은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전산공학 출신도 많거든요. 하지만 아무래도 문과생이라면 엔지니어를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겠죠.

 

아직까지 여성 엔지니어가 많지 않아요. 언제부터 엔지니어를 꿈꾸셨나요?
사실 제가 20살 때, 건축공학이 유행이었어요. 그 때, 1지망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건축공학과 제일 관련이 깊다고 생각한 기계공학과를 선택하게 된 거죠.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외국계 계측기기 회사의 한국 에이전시에 입사해 계장, 계측기기 관련 업무를 하게 됐고요. 그러다 시스템팀으로 부서 이동해 DCS를 배우게 됐는데, 당시에는 DCS 엔지니어들이 많지 않아서 교육이 따로 없었어요. 직접 부딪히며 일을 익혀야 하다 보니 매일 야근을 하느라 참 힘들었죠.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동기들은 모르지만 나만 아는 것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때부터 이 분야만큼은 다른 사람들보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시스템 엔지니어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여성 엔지니어로서 고충도 많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제가 엔지니어 일을 시작한 1999년, 그때만 해도 여성 엔지니어가 많지 않았어요. 공단으로 출장을 가기 위해 울산으로 가는 첫 비행기를 타면 온통 양복 입은 남자들만 앉아있고, 여자는 저 하나였죠. 공항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공단에 들어가자고 할 때도, 택시기사님이 ‘뭐하는 사람이야’라고 묻듯이 자꾸 힐끔힐끔 쳐다봤어요. (웃음) 공장 내에도 남자 화장실 밖에 없었고요. 이제는 여성 엔지니어들이 많아져서 그런 일은 없어요. 하지만 아직도 고객과 처음 미팅할 때, 제가 PCS7 담당자라고 인사하면 ‘얘가 뭘 알까’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저를 바라보시는 고객분들이 많죠. (웃음)

 

그럼 업무를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여성 엔지니어는 처음엔 고객의 신뢰를 얻기 어렵지만, 그게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해요. 처음에 저를 신뢰하지 못했던 고객 분일수록 제가 한 번 신뢰를 주면, 웬만한 남성 엔지니어들보다 저를 더욱 신뢰해주시거든요. 프로젝트가 잘 되지 않았더라도 저를 믿고 다시 한 번 연락을 주시는 고객 분들도 많고요. 여성 엔지니어는 인정받기 위해서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노력한 만큼 고객 분들의 신뢰로 보답 받을 수 있죠. 그걸 느낄 때마다 정말 뿌듯합니다.

 

(지멘스 더나눔봉사단) 

 

“언제라도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열정이 중요합니다”


지멘스의 기업 문화는 어떤가요?
지멘스는 외국계 회사이다 보니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가지고 있어요. 노트북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회사 전화번호, 이메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Mobile Working’ 제도를 통해 자리에 구애 받지 않고 업무 할 수도 있고요.

 

지멘스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고 들었어요. 실제로 일해보니 어떠세요?
다른 회사들은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을 내려면 눈치를 봐야 하잖아요. 저도 전 직장에서 임신 8개월 차일 때까지도 공장으로 출장을 나갔었고요. 하지만 지멘스는 외국계 회사라 여성 직원을 위한 복지가 잘 되어 있고, 남자가 많은 회사임에도 여성 직원을 차별하는 분위기가 없어요. 그래서 지멘스는 여성 엔지니어들의 이직률도 낮고요.

 

지멘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지멘스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직원들에게도 일하기 좋은 직장이에요. (웃음) 지멘스는 개인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기회가 정말 많거든요. 본인의 커리어만 잘 쌓으면 원하는 사업부로 이동도 가능하고요. 또, 독일에서 제품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을 뿐 아니라 역량을 인정 받으면 3년 정도 독일 본사로 파견 근무를 나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올 수도 있어요.

 

엔지니어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직무인데,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신입사원은 처음 들어오면 6주간 독일 본사에서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요. 그 다음엔 실무에 투입돼서, 데모 제품의 발주서를 작성하는 것과 같은 내부 프로세스부터 고객을 응대하는 것까지 선임자를 따라다니며 배우게 되죠. ‘SITRAIN’이라는 본사 교육부서에서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교육(CLASS) 워크샵도 진행하고요. 저는 해마다 전세계 지사의 PCS7 제품 매니저들이 모이는 ‘Global Promoter Meeting’을 통해 새로운 버전의 솔루션에 대한 워크샵에 참석하고 있어요. 또, 회사 내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업데이트된 제품의 기술정보와 매뉴얼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제품의 추가적 기능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일상에서 핸드폰이나 가전제품 매뉴얼을 절대 안보게 되는 부작용이 생겼어요. (웃음) 아이러니하게도 시스템 엔지니어지만 제 핸드폰 안의 기능들은 잘 모르죠.

 

교육뿐만 아니라 업무 상에서도 독일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부분이 많나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본사와 계속 커뮤니케이션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보다 저렴한 가격 조건이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본사 담당자와 논의해서 프로젝트성으로 특별 할인가를 책정하곤 해요. 또, 분기마다 매출 리뷰를 위해 본사와 화상 미팅을 진행하고 있고요. 그래서 독일어를 할 줄 알면 이점이 있지만,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 능력만큼은 꼭 갖추고 오는 게 좋아요.

 

후배를 뽑는다면 어떤 사람을 채용하고 싶으신가요?
외국계 회사에 대한 환상을 갖고 들어오는 분들이 많은데, 외국계 회사도 하나의 조직이에요. 조직은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죠. 저는 스펙 좋은 후배보다 조직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후배를 더 좋아합니다. 선배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주기가 어렵다 보니 눈치가 빠르고 센스 있는 후배라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지멘스 입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DCS 엔지니어는 저 같은 아이 엄마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웃음) 그러니 배우고자 하는 열정만 가지고 있다면, 타 전공생이나 여성분들도 주저하지 마시고 도전해보세요.
그대신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의 기본적인 정보만큼은 알아보고 지원하셨으면 해요. 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얘기 나눌 수 있는 지식을 준비하고 오면 상당히 도움이 될 거예요. 지멘스는 자유로운 만큼 더욱 큰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 곳이란 것도 잊지 마시고요.

 

‘좋은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내가 이 일에서 어떤 것을 찾아내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아요. 긍정적인 마인드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경희 인턴기자 noche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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