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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리의 다쓰자] 복붙의 유혹

2021-04-14 13:30 167,139 21



 

공공기관과 공기업은 공채를 진행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상시채용을 실시 중이다. 이제 서류접수는 특정 시즌에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닌 늘상 준비해 두어야 하는 것에 가까워졌다. 취준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회사는 손에 꼽고, 그 회사들의 신규 인력 수는 정해져 있다. 게다가 요즘은 고속성장 때처럼 한 번에 많이 뽑아 한꺼번에 교육시키고 현장에 투입시키는 식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뽑고 있다. 그마저도 직무 중점적으로 뽑기에 취업 문의 폭은 더욱 좁아지고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특정한 산업군을 가고 싶고, 이것을 위해 오래 준비한 이가 아니라면 대부분 타깃 없이 여러 군데의 기업을 쓰는 편이다. 게다가 가고 싶은 기업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업, 그 직무에서 뽑는 사람 수가 극히 적기 때문에 특정 기업 몇 곳만 노려서 서류 접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자연스럽게 여러 기업에 지원하게 되고, 그것이 늘다 보면 100군데 정도의 기업에 지원하는 것은 금세다. 그래서 급하게 자소서 쓰는 데 여념 없는 취준생들도 많다. 마감 기한에 허덕여 제출에만 의의를 두는 순간, 옛날에 썼던 다른 기업의 자기소개서를 만지작거린다. ‘이걸 복사해서 내도 괜찮겠지’ 라는 유혹이 엄습하고 당신은 고민에 빠진다. 애석하게도, 고민하는 와중에도 시간은 흐른다. 안 된다고 마음으로는 말하지만, 이미 당신은 컨트롤+c 버튼을 누르고 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부터는 쉽다. 그렇게 당신은 수많은 기업들에 같은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난사한다. 이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출, 그 자체만으로 분명 의의가 있다. 취업을 돕는 입장으로서, 지원자들이 부딪혀 보기도 전에 ‘질문이 어렵다’, ‘정량적 스펙이 높은 지원자들이 다수 쓸 거 같다’ 등의 이유로 지레 포기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큼 안타까운 것은 없다. 물론 아예 안 내는 것보다야 낫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붙의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이 능사라고 할 수는 없다.

 

기본 예의는 지키자

 

가장 큰 이유로 지원 기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당신이 쓰는 기업이 당신의 입장에서 최선의 지망 기업이 아닐 수도 있다. 유통 산업을 지망하는 친구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보자. 해당 산업의 메이저라 할 수 있는 백화점을 꿈꾸고 꾸준히 준비하는 스터디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백화점보다 한 단계 위로 치부되는 것이 면세점이다.) 그러나 마트나 슈퍼 등을 일찍부터 준비하는 스터디는 찾아보지 못했다. 상황 여하에 따라 백화점이나 면세점만 생각하던 이들이 마트/슈퍼를 지원해야 할 때도 있다. 이들이 서류를 쓰면서 기분이 어떨 지는 말하지 않아도 감히 짐작 가능하다. 의욕 제로일 것이다. 의욕이 낮은 상태에서 자기소개서를 쓰면 과연 그 퀄리티가 좋을까? 좋을 수가 없다. 그럼 객관적으로 잘 쓴 축에 드는 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기존에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썼던 자기소개서를 대충 짜깁기해서 내려고 한다. 자기소개에서 요구하는 것들은 대부분 비슷하고 당신의 경험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배치와 간단한 윤문을 통해서라면 충분히 무난한 자기소개서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당신은 그것을 실행으로 옮긴다. 글자수도 채웠고 얼추 아귀가 들어맞는 듯하면 제출한다.

필자는 이런 유형의 자기소개서들을 수없이 보았다. 성의없이 복붙한 것만 아니라면 글의 형태는 갖추고 있어 얼핏 보면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그것들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어색함이다. 예를 들면 그냥 성장 과정을 묻는 문항과 성장 과정에서 본인을 가장 어렵게 만들었던 경험을 묻는 문항은 다르다. 전자는 당신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말 그대로 과정을 묻는 질문이다. 후자는 성장 과정을 돌이켜 보았을 때 ‘가장’ 기억에 남으며, 그 기억이 지금 떠올려 보면 시련을 유발시켰던 경험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질문이다. 질문에서 풍기는 뉘앙스의 차이를 읽어 낸다면 그 두 질문에 풀어내는 글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물론 복사+붙여넣기를 하면 당연히 두 질문의 이야기는 똑같다. 비단 이 문항만이 아니다. 글이란 것은 쓰는 사람의 그 당시 감정, 생각 등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이미 써 놓은 것이 정답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행위를 하는 당신은 결국 귀찮아서 그러는 것이다. 이해를 아예 못하는 바는 아니다. 서류를 제출해도 될지 안 될지 모르고, 자기소개서를 읽는지조차 의심스러울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도 자기소개서를 읽는 여부를 속 시원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 기업마다 채용 기준이 다르고, 자기소개서의 점수 비중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쉽고도 빠른 차별화, 정성

 



 

그러나 필자는 여러분들에게 지원처와 상관없이 이것만큼은 정말 중요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바로 정성이다. 각 전형을 정성껏 준비해야 한다. 당신은 그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려는 사람이다. 우리에게 월급이란 어떤 의미인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실탄이다. 그 실탄을 충전해 주는 고마운 버팀목을 찾는 사람이 가져야 할 자세는 정성 혹은 진심이다. 내가 누구인지 진심을 다해 고민하고, 그 고민의 결과를 자기소개서에 녹여 내야 한다. 여러분들이 그간 써 왔던 글에 진심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복붙이라는 선택을 한 순간, 그 자소서에는 진심이란 없다. 읽을 때, 어색한 글을 보며 당신을 과연 만나고 싶을까? 그리고 그것이 면접에서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 지 모른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란다. 사실 이 말을 하면서도 마음이 좋지 않다. 자기소개서라는 영역 자체가 정답이 없고, 이것을 잘 준비한다고 해서 여러분들 모두가 원하는 기업을 죄다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길이라도 우리는 걸어가야 한다. 가다 보면 당신의 매력을 바라봐 주고, 거기에 응답하는 기업이 나올 거다. 일면식도 없는 나이지만 이렇게 때로는 글로, 때로는 방송으로 당신이 하루빨리 그 날을 맞이하도록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힘을 내기 바란다.

 

 

필자 ㅣ 하리하리

필자 약력
- 서울시 스터디 그룹 지원사업을 통한 강의 진행
- 유튜브 ‘하리하리TV’ 운영
- 종로 일자리 카페 <피앤티 스퀘어> 대표 컨설턴트
- 서대문구 일자리 카페 <미플> 대표 컨설턴트
- 서울시 일자리 카페 <퍼블릭포인트(홍대)> 대표 컨설턴트
- 대전시 일자리 카페 소속 강사
- 고려대학교 경력개발센터 자소서 컨설턴트 활동 중
- 캠퍼스 잡앤조이 ‘하리하리의 다쓰자’ 칼럼 연재
- 네이버 카페 <취업깡패> 공식 멘토
- 브런치에서 취업 관련 칼럼 연재 (brunch.co.kr/@kindoublej)

 

[하리하리의 다쓰자] 시리즈는 3주마다 수요일에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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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조현정 에디터 joehj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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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_22640*** 2021.10.29
우리가 취업을 못 하고 연애를 못 하는 건 눈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GL_22640*** 2021.10.29
ㅈㄹ말고 필요하면 쓰고 싫으면 마는거지 뭘 이렇게 장황하게 써 (인력이) 필요하면이다. 회사대 사원 남성대 여성 똑같다고 본다. 서로 조건 봐가면서 좋으면 만나는거고 싫으면 헤어지면 될뿐이다.
jikis*** 2021.08.26
어휴.... 진짜 인사과 애들은 왜 뽑는지 모르겠어.... 생산 인력 충원이나 더 하라고해;; 쓸데없는 월급 루팡들임;;
goo*** 2021.08.26
지일 아니라고 복잡하게 하게 하라고 유도시키네 ㅋㅋ
KA_22801*** 2021.04.15
진짜 열심히 써도 자소서 기반으로 질문 하나 하기 커녕 읽지도 않고 들어오는 면접관들이 태반. 시간이 없는 거 알고, 서류 거르는 용으로 인사팀이 읽고 패스 페일 시키는거 이해는 하지만, 공들여서 쓰는 진심과 그 사람을 읽어내는 사람 몇이나 될까? 절실하게 써도 그저그런 지원자 취급하는 사람들도 많고, 결국 지원하는사람도 진심이 안되죠. 어차피 안읽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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