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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테라피] 공동 작업 시, 억울한 일을 겪지 않으려면!

2023-05-22 09:00 12,746

 

이 대리와 김 대리는 입사 동기이자 같은 TFT 소속이다. 신규 사업 보고를 위한 기획안을 작성하는데, 이 둘 업무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김 대리는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서 그대로 실천하는 스타일이다. 얼마나 철저한지, 기한이 이달 말일이면, 자체 마감일은 마감일 일주일 전으로 당겨놓는다. 프로젝트 진행 중에 외부 사건이 발생해서 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가능성을 다 염두에 두고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완벽’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미리미리 불조심 주의다.

 

한편 이 대리는 좋게 말해 순발력이 좋은 스타일이다. 일머리가 있어서 일을 줬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빨리 파악한다. 자신도 자기 장점을 잘 알고 있어서, 일을 닥쳤을 때 몰아서 하는 편이다. 이 대리는 일의 경중보다는 마감이 닥친 순서대로 처리한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자 주의다.

 

이렇게 상반되는 두 사람이 만나서 같이 기획안을 썼으니 어떻게 되었을까? 서로의 장점을 잘 살려, 어떻게 방향을 잡을 것인지 이 대리 주도로 기획을 하고, 김 대리가 일정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나눠서 일을 착착 진행하였을까?

 

마감 전까지 기획안은 김 대리 혼자 쓰고 있었다. 날짜는 다가오는데 이 대리는 연락도 잘 받지 않는다. 톡을 보내도 몇 시간 뒤에나 응답하는 이 대리. 김 대리는 결국 혼자 초안을 작성하고 이 대리에게 보냈다. 김 대리가 1주일 넘게 혼자 자료 조사하고 몇 날 며칠 야근해 가며 만든 기획안을 이 대리는 휘리릭 보더니, “김 대리, 이거랑 이거 수정해야겠는데?”라는 피드백을 남겼다.

 

위 상황을 읽고 생각해 봅시다.

1. 당신이 김 대리라면 어떤 기분일까요?

2. 왜 이 대리는 같은 직급에서 내가 더 높은 사람인 양 피드백하는 걸까?

3. 애초에 이 대리는 김 대리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긴 하나?

 

1. 당신이 김 대리라면 어떤 기분일까요?

김 대리는 이 대리에게 기획안을 보내고 싶지 않았겠죠. 자기 혼자 일해 놓고 둘이 같이 한 기획안으로 위에 올라가니까요. 다만 동료이자 동기라서 나 몰라라 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김 대리는 이 대리 때문에 터지는 속을 꾸역꾸역 억눌렀습니다.

그 와중에 갑질을 당했습니다. ‘자기가 뭐라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지? 여태 일 하나도 안 해놓고?’ 김 대리는 화가 나기보다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김 대리는 속으로 되새깁니다.

이 대리, 함께 해서 더러웠고, 두 번 다시 만나지 말자.”

 

2. 왜 이 대리는 같은 직급에서 내가 더 높은 사람인 것처럼 피드백하는 걸까?

나는 너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리는 일머리가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초반에 이 대리는 아이디어 뱅크처럼 여러 가지 유용한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말만 했습니다. 그 제안을 구체화하고, 현실성을 검토하고 근거 마련을 위해 자료 수집을 하는 활동은 모두 김 대리 몫이었습니다. 이 대리는 김 대리 기획안에 자기 아이디어가 일부 있는 것을 보고 착각합니다. ‘기획이 더 우위에 있는 일이지. 난 기획이 잘 맞아. 김 대리는 꼼꼼하고 기한을 잘 지키니, 실행하는 일을 주로 하면 잘 맞겠네. 난 아이디어를 내고 김 대리가 만든 기획안을 검토해서 주면 되겠어.’

 

스스로 대단하다고 믿어버린 이 대리는 말만 하는 건 오히려 쉬운 일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아이디어를 현실성에 맞게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인데 말이죠. 게다가 그 기획안은 이 대리 아이디어만으로 만든 것도 아닌데, 자기가 ‘주도적’으로 했다고 착각합니다. 이 대리 눈에는 자기 아이디어만 보이니까요. 어쩌면 이 대리는 메타인지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김 대리는 이 대리를 배려해서 자신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이 대리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했습니다. 이 대리는 김 대리가 부족해서 자기 의견을 따른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3. 애초에 이 대리는 김 대리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긴 하나?

물론 미안하지 않습니다. 이 대리도 사람인지라 마음 한구석에서는 김 대리 공로를 인정하는 마음이 밤톨만큼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과는 못하더라도 김 대리의 노고에 대해 고맙다는 말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요. 김 대리는 오히려 피드백을 가장한 지적을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1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 대리 혼자 고생이 많았어. 내지는 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해서 미안해.’

이 말을 꺼내는 순간, 자신이 무책임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입니다. 게다가 혹시 압니까? 나중에 김 대리가 이 말을 빌미로 이상한 소문이라도 낼지. 김 대리가 이 대리도 자기 잘못을 ‘인정’했다고 이 대리가 한 말을 인용해서 뒷담화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대리 머리 속에는 김 대리가 자신을 원망할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이유#2 나는 사과할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대리가 생각하는 자기 모습은 완벽하기에 ‘잘못’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과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비록 이번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건 ‘우연히’ 이 대리가 ‘시급하고 중대한’ 다른 일들을 처리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일뿐입니다. 김 대리는 이 대리가 자기 사정을 말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어야 하죠. ‘동기 좋다는 말이 이럴 때 있는 거 아닙니까?’ 실제로 이 대리가 얼마나 ‘시급하고 중대한’ 다른 일들이 있었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김 대리는 후회 막심입니다. 이 대리가 업무분장을 차일피일 미뤘더라도, 김 대리는 날을 잡고 이 대리를 만나서 담판을 지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몫의 일을 하지 않을 경우, 그 책임도 이 대리가 지게 구조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획안의 주 골자를 정했으면, 파트를 나눠서 채우게 하고, 일의 진척 사항을 공유문서 등으로 팀장이 실시간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했습니다. 최종 기획안을 공동으로 들이밀면, 일은 하는 사람만 하게 되어 있습니다.

 

동기에 심지어 같은 TFT, 둘은 좋은 파트너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마음고생 찐하게 한 김 대리에게 위로를 보내며, 한 가지 교훈을 되새깁시다.

“네 일도 내 일도 아닌 일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의 일이 된다.”

 

상대방이 프리라이딩 할 기미가 보인다면, 상사나 다른 사람도 알 수 있도록 철저하게 역할을 배분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일을 못 했을 때 공동책임이 되지 않게, 그 사람의 책임으로 남게끔 해야 합니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누구 잘못으로 일이 어그러졌는지 명확하게 보이게 합시다. 물론 어떤 상사는 일부러 책임감이 강한 쪽을 푸쉬하기도 합니다. 자신은 결과만 잘 받으면 되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여러분은 꼭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필자 ㅣ이세정 

필자 약력
일상에 소소한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 브런치: https://brunch.co.kr/@viva-la-vida
- 출간 : <누구나 쉽게 배우는 인사노무사례 100개면 되겠니?> (공저)

 

‘오피스 테라피’ 시리즈는 매주 월요일에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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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정주희 에디터 jh.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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