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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프리랜서

프리랜서, 글에 대한 열정으로 책을 만드는 직업, 출판편집자

소속
출판편집자
등록일자
2015.05.07
조회수
13,847

한 권의 책이 독자들에게 전달되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친다. 출판편집자는 어떤 책을 만들지 책을 기획하고 출간되어 유통되기까지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일을 한다. 기획에 맞는 저자를 섭외하고 책의 외형(판형, 디자인 등)을 다듬으며,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문장을 다듬고, 오자와 탈자를 바로 잡는 역할도 한다.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가 프리랜서 출판편집자/교정교열자로 활동하는 김영진 씨를 만났다.

 

 


 

 

출판편집자는 어떤 일을 하는가?  

출판편집자는 책을 만드는 전 과정에 관여하는 일을 한다. 윤문과 교정교열은 물론 출간 후 유통을 관리하는 것도 출판편집자의 몫이다. 더불어 독자가 요구하는 주제를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조사를 하거나 출판 시장 동향을 파악한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출판 목적, 대상 독자, 발간 시기, 편집 체제, 예상 비용, 작가 선정, 원고 정리 및 교정, 책 제목 작성 등을 고려해 세부적으로 책을 기획한다. 이후 섭외된 작가에게 원고를 받아 검토하고 출판콘셉트를 결정한다. 또한, 윤문, 교정, 교열을 통해 글을 다듬는 한편, 출판물의 디자인 방향을 결정한다. 그리고 책의 내용에 맞는 글씨체나 판형 등의 편집양식을 결정한다.

 

렇다면 출판편집자가 일에서 가장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어디인가?

출판편집자는 시장과 독자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따라서 ‘이 책을 원하는 독자층이 누구인가,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가’에 관한 것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책 출간 이후 어떤 분야의 매대에 놓을지 결정하는 것도 출판편집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책이라도 에세이 분야로 런칭할 수도 있고, 예술 분야에 놓을 수도 있다.

 

출판편집자와 달리 교정・교열자는 어떤 일을 하는가.

교정・교열자는 표준어와 교정원칙에 따라 원고를 수정한다. 더불어 편집자가 원고검토과정에서 놓친 사항도 바로잡는다. 이때 편집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수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교정・교열일은 책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pc교, 1・2・3교의 순서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원고를 받으면, 문장을 부드럽게 다듬는 윤문 작업을 거친다. 이는 기획 의도에 따라 형식 혹은 내용까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편집자가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윤문이 끝나면 교열이 시작된다. 교열 시 문제가 있거나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들은 컴퓨터상에서 대폭 삭제, 수정한다. `PC교`가 끝나고 수정 원고를 담당자에게 전달하면, 디자인 작업을 거쳐 다시 교정지를 받게 된다. 위와 같은 과정에서 띄어쓰기를 비롯한 문법적인 부분들을 수정하고, 디자이너가 이를 잘 반영했는지 더불어 확인한다. 2번째 교정은 2교, 3번째 교정은 3교로 칭하는데, 일반적으로 교정은 3교로 진행한다. 하지만 첫 원고의 상태에 따라서 교정 과정이 더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도 있다. 최근 교정지를 이용하지 않고 PDF 파일로 받은 뒤, 직접 출력하여 교정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어도비의 PDF 리더 프로그램에서는 PDF상에서 직접 형광펜 기능 등을 이용하여 표시하거나 메모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정과 교열의 차이는 무엇인가?

교정은 맞춤법이나 오탈자를 바로잡는 것이다. 출판물의 잘못된 글자나 글귀를 바르게 고쳐서 수정하는 작업이다. 결국, 글에서 발견되는 형식상의 실수를 바로 잡는 작업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반면, 교열은 내용상의 오류나 모순의 유무를 살피고 바로잡는 일이다. 즉 문장의 기본 의미를 유지하고, 독자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다.

 

교정・교열은 원고를 어떤 기준에 맞추어 수정해야 하는지 애매할 것 같다.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교정・교열 일은 문법적으로 애매한 부분이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규칙을 정해서 작업한다. 이렇게 규칙을 정하는 이유는 독자들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가령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신나다’라는 단어가 없다. ‘신나는’이 아니라, ‘신이 나는’, 혹은 ‘신 나는’으로 표기해야 한다. 또 가수 ‘이용’의 노래 ‘잊혀진 계절’에서 ‘잊혀진’은 이중 피동이기 때문에 ‘잊힌 계절’이라고 표기해야 한다. ‘이기고 지는 것을 가려내다’라는 뜻으로 종종 쓰는 ‘승부하다’라는 단어도 그 사전을 기준으로 하면 ‘승부를 내다’, ‘승부를 하다’라고 써야 맞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승부하다’가 ‘부고를 받다’라는 뜻으로만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표준어의 원칙과 다를 때가 많다. 기본적으로 교정・교열은 표준국어대사전 등의 우리말 사전을 따른다. 하지만 독자들 입장에서 정확하고 읽기 쉬운 도서를 만들기 위한 교정자의 원칙도 반영해야 한다. 따라서 표준국어대사전을 무조건 따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하나의 책 안에서는 특정 단어에 대해 통일된 표기로 쓰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교열・교정 작업의 결과물이 교정자의 스타일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독자들이 책을 더 이해하기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독성에 우선을 두고 작업하는 편이다. 그래서 문법상 비문이지만, 저자의 문장, 혹은 주로 쓰는 단어를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예를 들자면, ‘찌질하다’의 경우, ‘지질하다’가 맞지만, 나는 ‘찌질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외래어의 경우는 어떠한가?

기본적으로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다. 외래어 역시 까다롭고 애매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 역시 매번 표기법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nonsense’의 경우, 외래어 표기법상으론 ‘난센스’가 맞지만 보통 ‘넌센스’로 표기하고 있다. 발음상 ‘난센스’와 ‘넌센스’는 별 차이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넌센스’ 쪽이 훨씬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launching’은 ‘론칭’으로 표기하는 것이 외래어 표기법에 맞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A라는 책에는 ‘런칭’으로 표기하고, B라는 책에선 ‘론칭’으로 표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전적 표기를 절대적으로 따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언어는 살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단어 혹은 문법이 계속 변화하고, 그 시대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언어는 사전적 틀 안에 가두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사전을 따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설명은 지극히 일부에 해당한다. 통상 99% 이상 사전적 규정을 따르고 있다. 기계적으로 따르지 않고 조금씩 유연하게 받아들인다는 뜻이지, 사전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혹여나 맞춤법 규정을 무시하는 분이 있을까 봐 우려돼서 하는 말이다.

 

단행본의 경우, 한 권의 책을 교정・교열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가?

책마다 천차만별이다. 또 처음 일을 의뢰받게 되는 상황과 원고의 상태에 따라 기간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일을 시작하는 상황이 매번 다르기 때문이다. 윤문부터 할지, pc교부터 시작할지, 1교부터 하는지에 따라 일에 소요되는 시간이 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굳이 일반화를 하자면, 책 한 권 정도의 분량에 대한 교정 작업 자체는 한 달 안에 끝난다.

 

요즘 프리랜서 교정・교열가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 교열・교정가들은 출판사에 속해 있었지만, 최근에는 프리랜서가 교정・교열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도서 제작 과정에서 기획 업무가 강조되는 등 출판사의 구조가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취업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첫 직장은 어디였는가?

첫 직장은 2008년 웅진씽크빅 단행본 사업본부 임프린트 갤리온이었다. 이곳에서 출판편집인으로 일했다. 이후 2010년에는 회사를 옮겨 한국물가정보 KPI 출판그룹 임프린트 책읽는 수요일에서 일했다.

 

처음 출판사로 취업하게 된 계기가 있나?

여행이 계기가 되었다. 영문학과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몇 달간의 유럽 여행을 갔었다. 대학원 공부에 회의를 느껴 잠시 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여행 중 마지막 나라 스페인에서 한가로이 지내고 있을 때 머물고 있던 방에서 ‘앞으로 무얼 하면 좋을까?’, ‘앞으로 어떤 것을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그 와중에 출판사를 떠올렸다. 그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건 꾸준히 해왔던 것이기에 그런 생각도 자연스러웠다. 결국, 출판과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나를 좋게 봐준 출판사에 취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내 경우보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출판사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대학 초년생부터 준비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이런 사람들은 예를 들어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출판편집 강좌나 서울출판예비학교(SBI)에서 진행하는 신규인력 양성과정 등에 참여해 출판사 취업을 준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교정・교열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만약 그런 분이 있다면, 프리랜서로 교정・교열 일을 시작하기보다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을 추천하겠다. 아직 젊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해볼 수 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교정 작업 이외에도 출판사에는 다양한 분야의 일들이 있기 때문에 현업에서 일을 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분야와 적성을 찾아가는 편이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프리랜서 교열・교정자는 ‘북에디터’ 같은 사이트를 통해 일을 받거나 출판업계의 지인들에게 일을 의뢰받아서 진행한다. 이 때문에 교정・교열 일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드물고, 출판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편이다.

 

교정・교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한가?

이 일은 전공이 중요하지 않은 편이다. 또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자격증보다 실제로 글을 좋아하고 잘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국문학과를 비롯한 어문계열 출신들이 많다. 한편, 글을 잘 쓰기 위해서 기술을 부리거나 겉으로 반지르르한 미문을 쓰는 것보다 고민과 생각의 경험이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되고, 그것을 문자라는 도구로 풀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흔히 결국 깊이 있는 사유와 더불어 좋아하는 글을 많이 읽고 써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교열・교정 일은 원고의 세부적인 부분을 확인하고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꼼꼼하고 세심한 사람들이 일하기에 유리한 것 같다.

 

교정・교열자의 수입은 어떻게 되는가?

특별한 기준은 없다. 의뢰 전 수입을 정하고 받거나, 일이 끝나면 결산하여 받기도 한다. 과정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윤문 작업을 포함하는지 아닌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생긴다.

 

출판편집/교정・교열 일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출판편집자는 책의 기획부터 출간까지 책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다. 경험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과거 출판사에서 일할 당시, 판권 부분의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 각 출판사가 펴낸 각각의 도서에 국제적으로 표준화하여 붙이는 고유의 도서번호,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못한 적이 있었다. 결국, 발행일 전에 부랴부랴 스티커를 인쇄해 하나하나 붙여야 했다. 이와 같이 원고 이외의 부분까지 꼼꼼히 확인을 해야 하는 점이 담당 편집자의 책임이기도 하다. 또 교열・교정가는 조금의 오류 없이 완성도를 높이려는 일이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일 수 있다. 중요한 부분일수록 확실하게 작업한다고 생각하고, 틀린 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수정한 100개 중 1개라도 틀린 점이 발생하면, 결국 교정가가 잘못한 것이다. 한편, 원고 이외에 표지도 확인하는 등 원고 외적인 부분도 검토해 결과물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판편집 일을 계속하게 된다면, 앞으로 어떤 분야의 책을 출판해보고 싶은가?

늘 해오던 분야와 다를 것 같지 않다. 기획 서적이라 한다면 예술, 혹은 예술 관련 에세이, 인문, 사회과학 같은 서적들이 주된 내 분야인 것 같다.

 

일을 하면서 생긴 직업병이 있나?

아직은 특별히 없다. 하지만 원고에 집중하다 보면, 여러 곳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직업이다. 주변에 같은 일을 하는 지인들을 보면, 장시간 집중해서 원고를 보기 때문에 대체로 목이나 허리가 안 좋다. 개인적으로는 책상 위에 원고를 올려놓고 보면, 목이 너무 아프기 때문에 독서대를 이용하고,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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