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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랏간, 요리를 친근하게 만드는 조력자, 요리연구가

소속
대표
등록일자
2015.05.11
조회수
14,498

영화 <줄리&줄리아>에서는 프랑스 요리를 미국에 널리 알린 주부 ‘줄리아’의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 속 ‘줄리아’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캐릭터다. ‘줄리아’의 실제 모델은 1960년대 활동한 미국 요리연구가 ‘줄리아 차일드’로, 그녀는 아직까지 ‘미국의 프랑스 요리 전설’로 불리며, 많은 이에게 사랑 받고 있다. 요리연구가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예전부터 존재한 직업이나, 최근 ‘음식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에 잡지, TV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요리연구가 김영빈님을 만나 자세한 직업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인터뷰에는 요리연구가를 꿈꾸는 대학생 인터뷰어 식품조리과 4학년 박희경 씨가 참여했다.

 

 




요리사와 요리연구가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요리사와 요리연구가는 나뉘는 범위부터 차이가 있다. 요리사는 ‘쉐프(Chef, 요리사)’를 말하는 것이고, 요리연구가는 ‘푸드코디네이터(Food Coordinator)’라는 보다 넓은 범위 안에 속하는 직업이다. 일반적으로 푸드코디네이터는 음식점의 메뉴를 개발하거나, 요리교실이나 각종 세미나를 기획·운영하고 시장조사를 하는 등 음식과 관련된 비즈니스 전반의 일을 한다. 요리연구가는 이러한 푸드코디네이터의 세부영역 중 하나다. 덧붙이자면, 요리사는 자신의 기술로 만든 요리를 파는 사람이고, 요리연구가는 레시피 등을 개발해 일반 사람들이 요리를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즉, 요리연구가는 요리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요리와 친해질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직업이다.

 

그렇다면 요리연구가가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요리연구가는 사람들이 쉽고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레시피 등을 개발하고, 이를 책이나 잡지, 방송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한다. 예를 들어,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외식 메뉴의 레시피를 개발하거나 구하기 힘든 외국의 향신료 대신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같은 맛을 내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처럼 요리연구가는 대중에게 익숙한 재료로 어느 부엌에서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조리법을 연구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요리연구가를 ‘가정 요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 통칭하기도 한다. 요리연구가는 기업과 함께 메뉴 개발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믹서기를 새로 출시하는 경우, 이 제품으로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하거나, 식재료가 새로 출시되는 경우, 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CJ쿠킹클래스 등 기업에서 진행하는 요리 강연을 맡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 중 요리연구가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처음부터 요리연구가를 꿈꿨던 건 아니다. 첫 번째 직업은 웨딩 플래너였다. 웨딩플래너는 아침저녁으로 신랑 신부를 따라 다니며, 모든 것을 살펴봐야 하고, 주말 및 공휴일에 가장 바쁜 직업이라 개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20대 후반쯤에 결혼을 했는데, 이러한 직업 특성 때문에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게 어려웠다. 좀 더 자유로운 일을 찾아보다가 ‘요리연구가’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당시 마샤 스튜어트 등의 인물이 뜨고 있었는데, 그들은 주부들의 살림이나 요리를 비즈니스로 끌어올리고 가정생활을 영위하면서 일을 함께 하고 있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도 들었고,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 생각되어 요리연구가의 길을 선택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요리학원인 라퀴진을 다녔고, 한식뿐 아니라 다양한 세계의 음식을 배우려 노력했다.

 

요즘은 요리학원을 다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이를 넘어 요리연구가가 되기 위해서는 특히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요리를 좋아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직업이긴 하지만, 요리를 좋아하고 먹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요리연구가가 되려면 음식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음식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는 데 정해진 방법은 없다. 요리연구가가 되기 위해 반드시 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하거나, 자격증이 필요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요리연구가 선생님 중에는 국가공인자격증이 없는 분도 계시고, 대학을 다니지 않은 분도 있다. 학원을 다녀도 좋고, 어시스턴트로 입문해 실무를 하며 배우는 것도 방법이겠다. 어떤 방법으로든 음식에 대해 많이 알고,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요리연구가가 갖춰야 하는 역량이 있다면?

  요리를 좋아하고, 그 요리를 연구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요리를 먹었을 때, 단순히 ‘맛있다’고만 느끼지 않고, 이 맛있는 요리를 여러 사람들과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요리연구가는 사람들이 쉽고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대중의 상황에 맞는 레시피를 연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주거 형태, 라이프 스타일 등 대중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고, 어떤 음식을 선호하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요즘에는 주택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 아파트에서 할 수 있는 장 담그기 방법을 개발해 대중들에게 알려주는 식이다. 나의 경우,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신문이나 뉴스를 자주 본다. 이를 통해 트렌드도 파악하고, 간접 경험을 하면서 대중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선호하는 음식 등을 익힌다.

 

요리연구가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프리랜서라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일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마음먹기에 따라 극복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 대신에 나의 이름을 내건 레시피를 선보일 수도 있고, 시간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내가 딱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일을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프리랜서 이외에 기업이나 스튜디오 등에 소속되는 경우도 있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기업에 소속되어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에 소속되어 일을 하면, 보수도 안정적이고, 프리랜서로 활동할 때보다 더 규모가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타 기업의 론칭 파티의 스타일링이나 음식을 담당하는 일을 하기도 하고, 신제품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에 소속되면,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요리연구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기업에 소속되어 안정적인 보수를 받으며, 경력을 쌓은 다음에 개인 일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프리랜서로 시작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어느 곳에서 경력을 쌓아야 하는지, 또 어느 정도 경력이 쌓여야 개인의 일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보통 요리연구가를 꿈꾸는 친구들은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생님 밑에서 어시스턴트로 경력을 쌓는 경우가 많다. 어시스턴트로 3~5년 정도 경력을 쌓으면, 개인의 브랜드를 내걸고, 프리랜서로 활동을 시작하거나 기업에 소속되어 일을 한다. 사실 요리연구가는 직업 특성상 도제식으로 배우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에게 기술을 배우는 식으로 경력을 쌓는 것이다. 때문에 어시스턴트 때에는 ‘월급’이라고 할 만한 벌이가 없다. 하지만 어시스턴트로 일하면, 내 돈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음식을 해볼 수 있고, 잡지, TV, 단행본 촬영뿐 아니라, 푸드 스타일링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여러 분야의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맥이 생기기도 하고, 우연하게 찾아오는 기회도 많다. 나 역시, 한 선생님 밑에서 어시스턴트 생활을 했었다. 그때 함께 일을 했던 잡지 기자님이 나를 좋게 생각해 칼럼을 연재할 것을 제안했고, 그렇게 데뷔할 수 있었다. 이렇듯 자기 분야에서 성실하게 일하다 보면, 다가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학생 질문) 적지 않은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고민한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단호하게 말하자면 반대다. 국내에서도 관련 공부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외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왔다고 해도 나를 알아주거나 찾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요리 분야는 ‘경력’을 무척 중요시 여긴다. 많은 학생들이 ‘유학’도 경력에 포함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유학’은 공부에 속하는 것이지 ‘경력’에 해당되진 않는다. 때문에 유학을 다녀온 친구보다 국내에서 어시스턴트 등으로 현장 경력을 쌓은 친구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유학을 다녀오더라도 일할 곳은 결국 한국이다. 즉, 한국적인 트렌드를 빨리 익혀야 한다는 얘긴데, 유학에 다녀오면 그 나라에서 배운 정서와 우리나라의 정서가 다를 수 있다. 때문에 여기에서 오는 혼란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유학파 출신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유학’이란 메리트는 크지 않다. 학생들이 나에게 이 같은 질문을 많이 물어보곤 하는데, 그때마다 나는 차라리 ‘배낭여행’을 다녀오라고 권한다. 학생들에게 유학을 가는 이유를 물어보면, ‘많은 음식을 경험하고, 그 문화를 익혀보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유학을 가려면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유학을 가면, 아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기보다는 대충 때우기 마련이다. 배낭여행을 간다면, 비용도 절약되는데다가 훨씬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볼 수 있고, 그 나라의 풍미도 느끼고 올 수 있다.

 

요리를 할 때, 본인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나는 늘 요리하는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는 마음으로 요리를 하면, 이상하게도 그 음식은 맛이 없다. 요리는 요리를 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서 요리를 하는 사람의 마음이 즐겁지 않으면, 그 요리의 맛은 보장하기 힘들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하는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임해야 맛도 좋고, 먹는 사람의 마음도 즐거워진다고 생각한다.

 

(학생 질문) 미래의 요리연구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따끔한 조언을 부탁한다.

  요리를 배울 때, 신선로는 죽은 요리이고, 부대찌개는 살아있는 요리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신선로는 비싸지만, 일반 대중들이 많이 찾는 요리가 아니고, 즐겨먹는 음식이 아니다. 반면, 부대찌개는 값도 싸고 맛도 있어 대중들이 여전히 즐겨먹는 음식인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 중 한 분은 ‘밥그릇은 100%가 아닌 80%만 채워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나머지 20%는 채워지지 않은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라는 것이었다. 지금 요리연구가를 꿈꾸는 친구들이 이처럼 늘 배움의 자세를 가지고 살아있는 요리를 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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