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MD, 상품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역할이다.

국내 최초 TV 쇼핑을 선보인 GS SHOP. ‘최초’란 명성에 맞게 현재 국내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물론 베트남,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홈쇼핑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홈쇼핑 채널로서의 면모를 갖추어나가고 있다. 홈쇼핑 MD를 꿈꾸는 이라면 GS SHOP 조용훈 MD의 인터뷰를 눈여겨보자.

언제부터 MD를 꿈꿨나?
고등학교 시절, 막연하게 유통업 MD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 상품을 기획,제조하고 판매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마케팅 및 판촉 업무 등의 적성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할 때도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경영학을 선택했다. 실제로 업무를 해보니 내가 고등학교 때 생각했던 것과 매우 비슷하고 적성에도잘 맞는 편이다.

GS SHOP에 입사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스펙이 있다면?
소위 말하는 ‘스펙’은 가장 기본적인 것만 갖추고 있으면 되는 것 같다. 실제로 최근 GS SHOP에 입사한 신입사원 중에는 토익 점수가 없는 친구들도 있다. 즉, 스펙이 입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는 얘기다. 스펙보는 어떤 분야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활동했는지가 더 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대해 얼마만큼 관심이 있는지를 대외활동이나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의 경우 사회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봉사활동이다. 독거노인을 돕는 활동이나 무료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공부방 선생님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인성적인 부분을 다듬으려 노력했는데, 이 같은 부분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것 같다.

홈쇼핑 MD의 구체적인 업무가 궁금하다.
시장 및 트렌드 조사, 경쟁사 동향 분석 등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쇼핑호스트, PD, 협력사 등 다양한 서와 함께 상품을 기획한다. 또한 기획한 상품을 어떤방향으로 방송할지 논의하고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 및 인서트 영상 등 방송에 활용할 콘텐츠를 확인한다. 방송 후에는 고객의 불만사항 등을 확인하고 다음 판매될 상품에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제품 판매가를 결정하는 것도 MD의 몫이다. 력사로부터 ‘이런 제품이 있는데, 홈쇼핑에서 판매하고 다’는 제안을 받기도 하지만, MD가 직접 제품의 컨셉, 자인 용기 등을 기획해 ‘이런 제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다’라고 협력사에 제안을 하기도 한다. 하루 스케줄은 방송에 맞춰 진행된다. GS SHOP의 경우 침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진행되는데, 내가 기획한 상품이 아침 6시에 방송된다면 그에 맞춰 출근해야 하고, 새벽 1~2시에 방송된다면 그만큼 퇴근이 늦어진다.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기획하기 위해선 트렌드를 파악하는 게 무척 중요할 것 같다.     

맞는 얘기다. 최근 홈쇼핑은 트렌드를 만드는 채널로 변모하고 있다. 따라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제품을 기획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또한 홈쇼핑 MD는 멀리는 1~2년 후에 방송될 상품을 먼저 기획하기 때문에 미래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눈도 필요하다. GS SHOP MD들의 경우 국내 시장 조사는 물론 해외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1년에 1회 이상 일본, 미국, 홍콩, 유럽 등의 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온다. 경쟁사 동향을 살피고 각종뷰티 프로그램, 잡지 등을 챙겨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뷰티 MD는 제품 특성상 여성이 많을 것 같다.

팀에 성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또 남자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나?
뷰티 제품의 특성상 아무래도 여성 MD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근무하는 팀 내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높다. 9명의 팀원 중 남성 뷰티M D는 나를 포함해 딱2 명이다.뷰티 제품은 대부분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많기 때문에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직접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도 남성 피부와 여성 피부는 차이가있기 때문에 제품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직접 사용해본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품을 간접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 조사를 나갈 때도 매장 직원에게 구체적인 질문을 하기 어려울 때가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역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장점이 되기도 한다. 제품을 직접적으로 느끼기 힘들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제품에 대한 평가를 들으려고 노력하는데, 이 같은 부분은 제품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도움이 된다.

MD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역량은 무엇인가.
MD는 협력사, 방송 PD, 쇼핑호스트 등 다양한 사람과 업무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 즉 설득과 협상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내가 기획한 상품에 대해 자신이 있어야 하고 그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MD는 여러 부서나 업체들과 협업을 해야 하는데, 다양한 팀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제품에 대한 의견도 그만큼 많아진다. 제품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의견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기 쉽고, 그렇게 되면 처음 기획했던 방향과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MD로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
나는 LG생활건강의 뷰티 제품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중 냉장 화장품인 ‘프로스틴’이라는 브랜드 제품을 기획한 적이 있다. 처음 이 제품을 론칭하려고 했을 때 주변에선우려의 목소리가 아주 높았다. 냉장 화장품인 데다 6주의 사용기간, 48시간 이내 배송 가능한 지역 등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용량 대비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어서 이에 대한 염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제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론칭을 고집했다. 주변의 우려와 달리 결과는 무척 성공적이었다. 방송 후 25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팔렸고, 3억이라는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그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

업무에 임할 때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
GS SHOP은 ‘리얼 딜 (real deal)’, 즉 진정성을 강조한다. 나 역시 제품을 기획할 때 이를 가장 염두해 둔다. 나의 어머니, 여동생, 지인 등 가족이나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기획한 제품의 소비자가 나의 가족이나 지인이 될 수도 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만약 조금이라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제품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기획을 결정한다.

MD가 가진 직업적 매력은 무엇인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홈쇼핑 MD는 웬만한 중소기업의 매출과 맞먹는 매출을 이끄는 사람이다. 따라서 내가 운영하고 있는상품의 주인은 회사가 아닌 MD 자신이기에, GS SHOP 직원이기에 앞서 사내 벤처 CEO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홈쇼핑 MD의 경우 방송 특성상 리얼 타임으로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내가 기획해 판매한 상품에 대한 피드백도 바로바로 볼 수 있다.

상품기획자, 홈쇼핑 MD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따끔한 조언을 부탁한다.
MD는 협상과 설득 능력이 무척 필요한 직업이다. 그러니 대내외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생각을 공유해 보고 토론을 해보는 등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협상 능력을 키우려는 노력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졸업하기 전 여행을 많이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자유롭게 여행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여행은 사고의폭을 넓히고 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만약 내가 팀내 후배를 직접 뽑게 된다면 긍정적인 사람을 선호할 것 같다. 업무를 하면서 내가 기획한 상품이 성공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럴 때 자괴감에 빠지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또 다른 상품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MD라는 직무에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세를 갖춘 사람이라면 망설임 없이 뽑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