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가르기에 흐려진 진실"
‘이대남 vs 이대녀’ 최근 엇갈린 남녀의 생각이 화두로 떠올랐다. 20대 대선이 끝난 뒤, 온라인상에서 이대남, 이대녀 표심이 ‘유독’ 갈라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젠더 갈등에 편승한 말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직접 18대, 19대 대선과 비교 해보니, 20대 남녀 표심이 이전보다는 격차가 좁아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취재한 내용은 TV조선 <따져보니> 코너에 실렸다. 진실은 양극단이 나뉜 상황에서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었다.
한국일보는 극한 대립이 이어질 때 균형자 역할을 해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망한 뒤 상속세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일보는 적절한 상속세 ‘금액’ 논의에서 나아가 상속세 ‘납부 방식’을 피상속인 기준에서 상속인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었던 데는 상속세 갈등 이면에 자기에게 유리한 근거만 선별적으로 채택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것만 강조하는 세상에서 한국일보 기사를 보면 사안에 관한 상반된 시각 모두를 아우를 수 있었다.
중심 의제에서 가려진 약자와 관련된 보도도 많았다. 한국일보는 양당 중심으로 대선 운동이 이뤄질 때, 3명의 대안, 소수 정당 정치인을 인터뷰했다. 코로나19로 복지 기관이 문을 닫아 장애인 복지 수준이 낮아졌다는 문제를 짚어냈다. 국내, 해외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외국인 지위가 의제로 떠올랐을 때는, 국내에 있지만 난민 자격을 받지 못하고 구금되어 있는 ‘보호외국인’에 주목했다. 애써 귀 기울이지 않으면 모르는 이야기를 한국일보 보도에서 알 수 있었다.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균형자의 역할을 해온 한국일보, 약자에 귀 기울이는 한국일보는 나의 지향점과 닮아있다. 편 가르기 보도로 언론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지금, 언론이 가야 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한국일보에서 다른 언론에서 볼 수 없는 보도,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두는 기자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