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인터뷰 상세

커뮤니케이션능력과 창의력 필요

소속
코스메틱디자인팀
일시
2015.07.23
조회수
13,134

‘무엇을 담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담는지도 중요하다. 여기, 그런 가치를 실현하는 직업이 있다. 화장품을 최상의 상태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바로 엔지니어링디자이너다. 엔지니어링디자이너는 ‘잘 만들어진 화장품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보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생각한다. 잡코리아 좋은일연구소에서 리엔케이화장품 함형길 책임연구원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원질을 잘 표현하는 일”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코웨이 리엔케이화장품(이하 리엔케이) 코스메틱디자인팀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링디자이너 함형길 책임연구원입니다. 리엔케이화장품과 함께한 지 올해로 4년이 조금 넘었네요.

 

코스메틱디자인팀은 직무가 나눠져 있다고 알고 있어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맞아요. 크게 3가지 직무로 나뉘어져 있어요. 용기디자이너, 패키지디자이너, 엔지니어링디자이너로 세분화되어 있죠. ‘용기디자이너’와 ‘패키지디자이너’는 제품의 디자인을 담당해요. 리엔케이의 ‘BI(Brand Identity)’를 잘 녹여낼 수 있는 디자인을 구현하죠. ‘엔지니어링디자이너’는 완성된 디자인을 토대로 화장품 용기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업무를 수행한답니다.

 

엔지니어링 디자이너의 구체적인 업무는 무엇인가요?

‘포장 개발’이 주요 업무예요. 플라스틱•유리•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용기를 개발하죠. 내용물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는 법, 화장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파손되지 않고 잘 보존되는 방법 등을 고려해 용기를 제작해요. 즉, 화장품 용기의 기능적인 면들을 낱낱이 파헤치는 업무를 하고 있죠.

 

하루 일과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출근하면 가장 먼저 ‘어울림’이라는 모임에 참석해요. 이는 소통을 중요시하는 코웨이의 기업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제도 중 하나인데요. 조직원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시행되고 있어요. 모든 팀원이 아침에 모여 어제 있던 일, 오늘 해야 할 일, 회사의 주요 이슈 등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요. 이를 통해 본인이 겪고 있는 고충을 해결하기도 하죠. 어울림은 앉지 않고 서서 진행하는데요. 핵심만 짧게 공유해 긴 회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어울림이 끝나면, 사무실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해요. 외부업체와의 협력을 하는 일도 많아서 외근도 자주 나가요. 용기를 개발하고 제작하는 데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기술을 보유한 협력업체와의 접촉이 잦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이렇게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언제 흘러갔는지도 모를 만큼 시간이 훌쩍 지나가곤 해요. (웃음)

 

특별히 리엔케이에 지원한 계기가 있나요?

코웨이에서 신규사업으로 화장품사업에 의욕적으로 진출했던 때가 있었어요. 그게 바로 현재의 ‘리엔케이’예요. 당시 저는 이직을 고민 중이었는데, 마침 ‘리엔케이’를 발견했어요. 평소 관심 있게 눈여겨보던 회사이기도 했고, 화장품에도 큰 흥미를 가지고 있어서 입사를 지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죠. 판단 끝에 코웨이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리엔케이’의 탄생과정을 저도 함께 돕고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입사하게 됐어요.

 

해당 직무를 꿈꾸게 된 계기는 언제인가요?

언제라고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어릴 적부터 만들기에 가졌던 관심이 물 흐르듯 이어져온 것 같아요. 유년시절부터 무언가를 제작하고 남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저는 대학에서 ‘금형설계학’을 전공했는데요. 저희 이런 적성과 전공을 접목할 분야를 찾다 현재의 직무를 선택하게 됐어요.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워낙 많기도 했고요.

 

업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만든 화장품 용기들을 생활 속에서 우연히 발견했을 때 기뻐요. 직접 개발하고 제작한 제품이 고객들에게 보여지고 판매까지 이어진다는 것도 좋고요. 오랜 시간 이 일을 해왔지만, 매 순간이 늘 새롭게 느껴져요.  



“화장품을 최상의 상태로 보존할 수 있어야…”



 

제품 용기를 설계할 때 어떠한 지식이 요구되나요?

소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해요. 용기는 포장지와 같은 역할을 해요. 제품을 갖고 싶게 하는 욕구가 들도록 디자인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용물을 잘 보관할 수 있도록 용기를 설계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죠. 예를 들어, ‘마스카라’는 밀폐가 잘되지 않으면, 내용물이 굳는 현상이 생기는데요, 캡이 잘 닫혀 있어도 용기 재질에 따라서 휘발성이 다릅니다. 따라서 용기의 재질을 선정함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것을 고려해야 해요. 이외에도 화장품 용기와 내용물이 맞닿았을 때 어떠한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지,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지식이 필요해요. 이처럼 제품 용기는 과학적 기술이 집약된 산출물이에요. (웃음)

 

용기를 설계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설계해야 해요. 어떻게 하면 사용하기 편한 용기를 만들 수 있을지, 내용물이 쉽게 변질되지 않을지 등 고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 하죠.


소비자 의견을 많이 듣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맞아요. 비단 저희 부서뿐 아니라 회사 전체에서 고객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죠. 늘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 전산시스템도 구축되어 있어요. 클릭만 하면 고객들의 의견을 볼 수 있죠. 저희 팀에서도 고객들의 의견을 들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고객센터나 전산시스템을 통해 전달된 소비자의 궁금증이나 불만 사항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죠. 이러한 의견들은 전반적인 방향을 잡거나 수정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매장조사를 통해서도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요. 매장에 있는 직원을 통해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매장 직원은 소비자와 직접 만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이나 트렌드를 보다 정확하게 꿰뚫고 있어 의견을 수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돼요.

 

제품 용기가 탄생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나요?

기획부터 출시를 하는 데까지 평균 8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돼요. 용기 디자인과 소재가 결정되면 어떤 방식으로 포장할지를 고민해요. 그 후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보관방식을 논의하고, 이후 소비자가 제품을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용기 설계에 들어가요. 제품 시안이 나오면 모형을 만들어 실험을 하는데요. 안전검증 프로그램을 통해 용기의 견고성을 테스트하고 용기에 사용된 소재가 화장품 성분과 닿았을 때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기도 해요.

 

한 사람당 1년에 담당하는 용기 개수는 몇 개인가요?

평균 12개 안팎이에요. 저는 작년 한 해 14품목을 담당했어요. 연초마다 사업계획을 결정하는데, 이를 기반으로 개발품목과 수량이 결정되죠. 앞서 말한 것처럼 평균 8개월의 기간을 거쳐 화장품용기가 제작돼요. 그럼 ‘1년에 1.5개의 병밖에 만들지 못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사실 이 기간 동안 여러 개의 제품이 동시다발적으로 제작된다고 보시면 돼요.

 

용기를 설계할 때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나요?

‘유니그래픽스(UG)’라는 프로그램을 많이 써요. 예전에 2D로 작업했을 때는 ‘오토캐드(Auto CAD)’를 많이 썼는데, 3D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유니그래픽스를 주로 쓰고 있어요. 모든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쓰는 3D프로그램이에요.

 

 


 

작업한 용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이 있나요?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웃음) 모든 제품이 다 애착이 가지만 한 가지만 꼽는다면, ‘벨벳CC쿠션’이 애착이 많이 가요. 일반적으로 쿠션제품들은 스펀지에 담아 눌러쓰는 형식이라 화장도 잘 뭉치고, 액체 형태의 파운데이션이 용기의 가장자리로 퍼져 잔량도 많이 남는 불편함이 있었어요. 저희 팀에서는 이러한 점에 대해 주목하고, 개선점을 찾아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켜주고자 했죠. 그렇게 해서 개발된 것이 ‘벨벳CC쿠션’이에요. 리퀴드 형태의 CC크림 파운데이션을 쿠션팩트에 담고 여러 개의 펌프를 통해 토출 되는 형식으로 만들었어요. 덕분에 메이크업 파운데이션이 잘 뭉치지 않고 잔량도 최소화하면서 공기 차단까지 할 수 있었죠. 출시 후 반응이 좋아서 산업자원부에서 주관하는 미래 패키지 코리아스타어워즈에서 수상을 했고, 세계포장기구인 WPO에서도 상을 받아 포장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어요.

 

간혹 경쟁사와의 아이디어가 겹칠 때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땐 어떻게 하나요?

동종업계 종사자로부터 “어! 저거 내가 생각했던 건데!”라는 말을 참 많이 들어요. 그만큼 아이디어가 겹치는 일이 비일비재하죠. 근데 여기에는 딱히 처방전이 없어요. 때문에 아이디어를 구체화 해서 시장에 먼저 선보이는 게 중요하죠.  



“사용자를 이해하려 노력해야!"



 

엔지니어링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요?

우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무척 중요해요. 유관 부서와 협업하는 일이 많아 소통 능력이 뛰어나야 하죠. 특히 협력업체의 기술이 리엔케이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구현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인프라도 형성해야 하고요. 그래야 정보와 노하우도 많이 공유할 수 있거든요. 창의성도 필요한 역량 중 하나인데요. 최근 들어 서로 다른 분야와의 결합이 많아져 화장품 분야에서도 창의력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어요. 창의력을 가지고 화장품과 접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코스메틱 시장의 새로운 이슈를 탄생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입사 전과 입사 후 느끼는 차이점이 있나요?

입사 전에는 단순히 제품 용기를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입사하고 나서 이러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을 사용함에 있어서 화장품의 제형적 특징과 사용방법이 용기에 잘 녹여져서, 보다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고 싶고 팔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후 업무를 수행하면서 생긴 본인만의 철학이 있나요?

‘힘들어도 그때그때 해결하자’는 것이 저의 업무 철학이에요. 제품을 개발하고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결과물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책임이 따르죠. 하지만 벅차다고 힘든 것을 뒤로 미뤄버리거나 포기하면 언젠가 더 큰 어려움과 마주한다고 생각해요. 업무 중 하기 싫은 일이 생겨도 그때그때 처리하는 편이에요. 업무를 바로 바로 처리해야 제품이 출시되고 나서도 두 발 쭉 뻗고 잠잘 수 있어요.

 

그럼 반대로 어떤 순간이 가장 뿌듯했나요?

출시된 제품의 반응이 뜨거울 때에요. 팀원 모두가 애써 만들었던 제품의 반응이 좋으면 기분도 무척 좋죠. 앞서 말씀 드린 벨벳CC쿠션 덕분에 WPO 상을 받으러 이탈리아도 가고, 사내에서도 축하를 많이 해줘서 많이 뿌듯했답니다.  



“인간적으로 대우해주는, 사람냄새 나는 리엔케이”



 

실제 팀 분위기가 궁금해요. 어떤가요?

앞서 언급한 ‘어울림’을 통해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해요. 리엔케이는 자유롭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요. 부서 간의 사이도 원만하고, 팀 내 분위기도 화목하죠. 모두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하는 사업 특성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가족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누군가 잘 된 일이 생기면 진심으로 축하해줄 줄도 알고요. 프로젝트 진행 중에도 직급에 관계없이 의견을 제시하죠.

 

만약 신입사원을 뽑을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을 뽑고 싶나요?

인성이 좋은 사람을 뽑고 싶어요. 물론 업무 능력이 뛰어나면 좋겠지만, 이보다는 사람의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업무를 하다 보면 난감한 상황이 많이 생겨요.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하며 조율점을 찾으면 되는데, 그러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기더라고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분 좋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엔지니어링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갖췄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기본적인 문서 작성 능력은 갖췄으면 좋겠어요. 기획서를 작성하거나 프로젝트 발표를 하는 업무도 하거든요. 설계에 필요한 기본적인 설계 툴과 소재에 대한 전공 이론도 열심히 공부해두고요. 이론을 알고 실험을 하는 것과 모르고 실험을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거든요. 아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그 분야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대에 경험했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명확한 기준이나 목표를 세워 나갔으면 좋겠어요. 저도 엔지니어링디자이너로 목표를 세우고 난 후 모든 초점을 그곳에 맞췄는데, 목표가 명확하니 나아갈 방향도 뚜렷해지더라고요. 한때는 화장품 매장에 가서 뚜껑을 여닫아 보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일들을 하느라 시간가는 줄도 몰랐을 정도였어요. (웃음) 대부분 대학교를 성적에 맞춰 가잖아요. 입학은 어떻게 했을지 몰라도, 직장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해서 목표를 이뤄가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함께 응원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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