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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주차] 금주의 Thema 시사+

2017-11-29 04:05 1,410

 


‘포켓몬 GO’ 열풍과 한국 게임 산업의 위기


| 세계는 지금 ‘포켓몬 GO’ 앓이 중

20년 전 코흘리개 꼬마들의 친구로 태어난 포켓몬이 전 세계 IT 산업의 지축을 뒤흔들 몬스터로 진화했다. 위성위치 확인시스템(GPS)을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 GO(고)’는 지난 7월 출시된 뒤 이후 각국 앱스토어에서 최다 다운로드,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포켓몬 고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 페이스북보다 10분 이상 길 정도다.

포켓몬 고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비친 실제 화면에 나타나는 가상의 몬스터를 포획해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게임 속에서 포켓몬을 잡으려면 일단 밖으로 나가 거리를 걷고 달려야 한다. 많이 걸을수록 더 희귀한 몬스터를 잡을 기회가 늘어난다. 마샬 맥루한(H. Marshall McLuhan, 1911~1980)은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했다. 미디어의 내용보다도 기술과 형식이 인간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포켓몬은 방구석에서 나오지 않던 게임 ‘덕후’(특정 분야에 극단적으로 심취한 마니아를 뜻하는 일본말인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조어)들을 밖으로 끌어내며 생활 패턴까지 바꿔 놓았다. 한국은 포켓몬 고가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는데도 지역 경제가 들썩일 정도로 파급력을 실감하고 있다. 서비스를 제한하는 지역 록(lock)에 걸리지 않아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있는 강원도 속초에 게이머들이 몰리면서 교통, 숙박 업체 등이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 외국산 게임 독식...한국 안방 내줄 판

포켓몬 고는 닌텐도가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으로 보유한 포켓몬스터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게임 스타트업 나이언틱랩스가 개발한 게임이다. ‘몰락한 기업’ 취급을 받던 닌텐도는 포켓몬 고의 인기에 힘입어 주가가 65% 이상 솟았고 시가총액도 15조원이 늘었다. 닌텐도는 한때 ‘게임 왕국’이라고 불리며 한국 기업인들이 벤치마킹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혔다. 하지만 주력 사업인 콘솔 게임(console game:TV와 연결해 즐기는 게임)에 안주하다가 모바일과 스마트폰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좇아가지 못해 철저히 도태됐다. 2009년 이후 매출이 70% 격감했다.

하지만 닌텐도에는 수십 년 간 쌓아온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문제는 ‘킬러 콘텐츠’였다. 전문가들은 포켓몬 고가 AR 기술보다 포켓몬이란 캐릭터로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어린 시절 포켓몬을 접하며 향수를 느낀 20~30대들은 자연스레 포켓몬 고에 매료됐다. 닌텐도가 여세를 몰아 슈퍼마리오, 드래곤볼, 헬로키티, 건담 등 자사 킬러 콘텐츠를 접목한 모바일 게임을 선보인다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게임 강국’으로 자부하던 한국은 외국산 게임에 안방을 내주며 위기에 봉착했다.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소유한 ‘리그오브레전드(LoL)’와 미국 굴지의 게임사 블리자드의 신작 1인칭 슈팅게임(FPS) ‘오버워치’ 두 게임만이 국내 PC방 온라인게임 점유율의 약 60%(7월 기준)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 1위 게임 업체 넥슨의 장수 인기 게임인 ‘서든어택’의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서든어택2’는 제작비 300억원을 투입했지만 여성 캐릭터의 성 상품화 논란, 잦은 실행 오류, 과도한 ‘현질’(게임 아이템 유료 결제의 속칭) 유도 등으로 혹평을 받으며 PC방 점유율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가 서비스를 중단했다.


| 정부·업계 위기 자초...게임 본질 찾아야

한국 게임시장의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9조7198억원에 이르렀다. 게임의 수출 비중은 음악, 영화 등 모든 문화 콘텐츠 가운데 60%를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도 정부는 각종 규제로 게임 산업 발전을 옥죄었다. 대표적으로 강제적 셧다운제를 통해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온라인 게임 접속을 일괄 차단했다. 게임을 마약 취급한 4대 중독법 발의 등도 게임의 부정적 이미지를 낙인찍고 게임 업계 종사자의 사기를 꺾었다.

‘포켓몬 고 쇼크’를 겪고 나서야 정부는 셧다운제를 ‘부모 선택제’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부모의 요청이 있으면 16세 미만 청소년이 심야시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어느 부모가 자녀가 심야시간에 게임을 하는 걸 허락하겠느냐”며 말장난 같은 대책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게임 업계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크다. 돈벌이에만 급급한 나머지 흥행한 게임을 베낀 아류작이 난무한다. 게이머가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확률을 1% 이하로 설정해 반복적으로 현질(게임 아이템을 현금 거래하는 것)을 유도하는 행태는 이용자들이 국산 게임에 등 돌리는 직접적 원인이 됐다. 포켓몬 고나 오버워치는 확률형 아이템을 아예 판매하지 않거나 판매하더라도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쉬운 돈벌이에 중독된 현질 게임의 모습은 ‘게임 황제’ 김정주 넥슨 대표가 권력자들을 매수하며 타락한 재벌의 구태를 흉내 내다가 몰락한 씁쓸한 현실과 오버랩된다. 한국 게임 산업이 위기를 헤치고 제2의 중흥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벤처 정신의 초심으로 돌아가 꿈과 재미라는 게임의 본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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