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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논술] 국내 첫 영리병원 개원 허가 논쟁

2018-09-19 11:05 734

 


“의료의 선택권 존중” vs “의료의 공공성 확대”

* 이번 ISSUE&논술은 국내 첫 영리병원 개원 허가에 관한 주제로, 구직자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찬반 주장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고루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슈의 배경

국내 첫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여부에 대한 찬반논란이 거세다. 지난 3월 제주특별자치도는 녹지병원의 개원 허가 여부를 숙의민주주의의 일환인 숙의형 공론조사로 도민의 공론을 형성한 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7월 30~31일 이틀간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진행된 각 지역별 도민토론회에서 찬성과 반대 입장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 선택권의 자유와 보편적인 공공성 간 충돌이 최대 쟁점이다.

개원을 찬성하는 입장은 국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 입장은 영리병원을 개원하기 시작하면 의료의 영리화에 따른 공공성이 훼손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보편적인 의료 보장과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공약으로 재벌에게 특혜를 주고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의료 영리화 정책을 저지하겠다고 내세운 바 있다. 작년 9월에는 보건복지부가 “정부는 의료 공공성을 훼손하는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 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인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경제계에서 영리병원 도입을 대표적 규제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서 영리법인 병원 설립 금지 등 진입 규제로 인해 의료서비스 산업의 성장 및 일자리 창출 가능성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숙의민주주의(熟議民主主義)
숙의민주주의는 숙의가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 형식이다. 합의적 의사결정과 다수결 원리의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숙의민주주의에서 법을 정당화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단순한 투표를 넘어선 실제적인 숙의라는 점에서 전통적 민주주의 이론과 다르다.



이슈의 논점

영리병원 설립되기까지
영리병원이란 영리법원이 운영하는 병원을 말한다. 영리병원을 이해하기 전에 영리법인을 먼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영리법인은 특정한 사업을 하기로 한 다수의 투자자들이 모여 설립한 단체다. 설립된 영리법인은 해당 사업을 수행하고, 결과적으로 발생한 이윤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한다.

대표적인 예로 주식회사를 들 수 있다. 주식회사의 투자자는 주주이고, 주식회사는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윤을 주주들에게 분배해야 한다. 즉 영리법인은 수익사업으로 벌어들인 이윤을 법인의 구성에게 분배하는 법인이다.

이 같은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의료사업을 할 경우, 그 의료기관이 바로 영리병원이다. 따라서 영리병원이 도입될 경우 누구나 제한 없이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의 경우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의사, 비영리법인 등으로 영리법인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도, 개설될 수도 없다.

하지만 전 정부에서부터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던 병원들을 영리병원으로 만들기 위해 정책을 조금씩 완화해왔다. 특히 박근혜 전 정부는 병원은 비영리로 운영하되, 자회사를 갖출 수 있게 함으로써 병원들이 어느 정도 투자자들의 개입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외국영리병원은 ‘투자개방형병원’의 이름으로 ‘동북아 의료 허브 구상’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본격 진행됐다. 박근혜 정부 시기였던 2013년 2월 중국 천진화업그룹이란 곳에서 제주특별자치도에 ‘싼얼병원’이란 영리병원 설립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몇 차례 논란을 거듭한 끝에 2014년 9월 보건복지부가 싼얼병원 설립을 불허했다.

이후 2015년 2월 중국 녹지그룹이 한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녹지국제병원’이라는 영리병원 개설에 뛰어들었다. 제주도는 2015년 4월 녹지국제병원 설립 사업계획서의 승인을 복지부에 요청했다. 그해 12월 복지부가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하면서 국내 첫 외국영리병원 설립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로써 녹지그룹은 778억원으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2만8163m2에 47병상 규모의 병원을 지었으며 2017년 7월 완공됐다. 녹지국제병원은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으로 외국 자본과 국내 의료자원을 결합시켜 외국인 환자 위주의 종합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피부 관리, 미용 성형, 건강검진 등을 위해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 의료관광객이 주요 타깃이다.

그러나 녹지국제병원 설립과 운영에 국내 의료자본이 우회적으로 영리병원 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영리병원 설립이 국내 의료 환경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종 개원 허가 결정이 계속 미뤄졌다. 이에 최종 개원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국내 첫 영리병원 설립 찬성
국민들의 의료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영리병원을 허용해야 한다. 90% 가까이 되는 병원이 민간의료기관인 국내에서는 선택권이 자유롭지 않다. 또한 녹지병원은 인력의 80%를 도민으로 구성했으므로 병원의 수익 일부가 세금으로 걷어져 전 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쓰일 수 있다.

일각에서 걱정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 외국의료기관이 들어온다고 해도 건강보험체계가 와해되지는 않는다. 영리병원의 주 목표고객은 내국인이 아닌 중국인 등 외국의료관광객이다.

의료과목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미용 성형이나 건강검진이므로 국내 건강보험체계 붕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국민들은 영리병원에서 창출된 이익의 쓰임을 관리하고 감독에 신경을 써야 한다.

국내 병원 90%가 이미 영리성을 띄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한다. 우리 주변에 보이는 수많은 병원들은 의료업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성 병원이다. 다만 의사만 가능한 것으로 의사가 아닌 사람은 이익을 추구하는 병원을 설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영리병원으로 인해 국내 소규모 비영리병원들이 문을 닫게 된다는 사실도 맞지 않을뿐더러 뱀파이어 효과를 가져와 비영리병원도 영리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전혀 입증할 수 없다. 녹지병원은 현 제주도특별법에 따라 신설되기 때문에 기존병원을 영리화하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영리병원은 개원하게 된 이후에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하게 됨에 따라 국민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다. 절차상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돼온 사업이 무너질 경우 제주도와 정부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가 하락할 것이며, 현재 상태에서 중단시키면 피해보상 소송금액을 제주도민이 부담하게 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녹지병원과 같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허용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1% 성장하고, 14조9000억원의 부가가치와 26만9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녹지병원의 50개가 안 되는 병상을 외국인 관광객에게 제공할 경우 국내 보건의료체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는 거의 없으며, 오히려 대내외적 신뢰도를 높이고 국내 의료서비스 수준을 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국내 첫 영리병원 설립 반대
영리병원의 국내 설립을 승인한 당시 박근혜 정부는 녹지병원 설립을 새 일자리 창출과 의료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녹지국제병원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의 진료과를 둔 47병상 규모의 작은 병원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도 130여 명에 불과하다. 새 일자리와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기대하는 자체가 무리다.

의료계에서는 국내 건강보험체계가 망가질 것이라며 개원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녹지병원은 외국인병원이라고는 하지만 내국인 진료도 가능하며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않고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병원으로, 국내병원에 대한 차별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녹지병원이 허용된다면 건강보험체계가 흔들릴 뿐만 아니라 결국 병원은 이윤추구의 도구가 될 것이다.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누구나 제한 없이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수익을 얻기 위해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나 병원을 고급화하는 등에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이다. 병원비도 2배 이상 상승할 것이며, 이는 곧 뱀파이어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결국 경쟁이 심화될수록 손해 보는 사람은 국민들이다.

영리병원은 주변 비영리의료기관들을 전염시켜 전체 의료비를 올릴 뿐만 아니라 영리화의 영향을 줄 것이다. 관리 통제가 가능한 공공의료기관보다 민간의료기관이 90% 가까이 되는 국내 의료 환경은 영리화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공공의료기관이 현저히 적은 상태이다. 가장 많은 나라는 캐나다와 슬로베니아로 공공의료기관이 99%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겨우 12%이다. 따라서 우리는 영리병원보다도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영리병원을 허가하는 것은 의료기업도 아닌 중국의 부동산기업인 녹지그룹의 이윤을 위해 제주도의 의료 환경을 영리화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영리병원은 의료민영화의 핵심으로 병원의 공익적 환경을 사적 이익추구 영역으로 내놓는 것과 같다.

제주 영리병원 설립은 국내 의료법인들의 해외 진출 후 국내 영리병원 재진출이라는 국내 법 체계를 완전히 거스르는 의료민영화 전략을 합법화해 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고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해 녹지국제병원을 공공의료화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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