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평범한 일상의 얘기부터 심각한 일까지 들어 주는 것 자체가 많은 힘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챙기는 것은 좋아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자아존중감이 중요하다."라면서 이를 테스트해 본 적이 있습니다. 이때 생각보다 낮은 점수가 나왔었고 이를 통해 내가 나를 많이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단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 더욱 자신을 챙길 수 있게끔 도와주는 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매일 일기를 쓰는 일은 당최 했던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매일 학교에 다니고 비슷한 일을 겪는 하루 와중에 어떤 내용을 일기에 적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일기 쓰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5년 후의 나에게"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하루에 한 질문씩 총 5년 치인 1,825개의 질문이 있고 그 밑에 매일 답을 적을 수 있게 되어 있는 책입니다.
무슨 말을 적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던 일기와는 달리 하루에 하나씩 제게 질문을 던져주어 구체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15년 2월부터 쓰기 시작해 어느덧 매일 책의 질문들을 채워 나간 지 일 년이 넘었습니다. 이 책은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굳이 시간을 들여 생각해보지는 않는 그런 질문들과 오늘 혹은 최근의 나는 어떤 생각을 가졌었나 하는 것들을 물어봅니다.
매일 책을 채워나가면서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고 예전이라면 별생각 없이 지나갈 내게 일어난 일상의 작은 일에도 어쩌면 오늘 질문의 답으로 쓸 수도 있겠다 하여 관심을 끌게 됐습니다.
스스로에 대해 성찰하며 자신을 알아가자 자연스레 자존감도 높아졌습니다. 최근 진로 시간에 다시 자아존중감 검사를 했는데 예전과는 다른 높은 점수를 받아 기분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