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관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며, 이러한 일을 할 때 가장 기쁩니다. 저는 2년간 국제 학생들의 생활을 돕는 '글로벌 버디'로서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으나, 학생들과 대화하고 삶을 공유하며 전심으로 그들의 생활을 도왔습니다. 물론 20명가량의 다국적 학생들을 만나고 또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저와의 만남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갑작스레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도 적잖게 있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대면 만남을 어색해하는 친구를 위해 학교생활과 관련한 정보를 밤새 수집해 정리했고, 이를 책자 형태로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하루는 학생의 자취방 계약 만료가 다가와 함께 발로 뛰며 발품을 구하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한국말이 서툰 학생 대신 제가 나서서 월세를 조금만 내려달라며 능청스러움을 발산하던 기억이 납니다. 다국적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저는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누구보다 유연성 있는 마인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노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작게나마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심으로 학생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졌던 것인지, 초반에 저와의 만남을 피하던 친구들도 점차 저를 믿고 먼저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저는 학생들 사이에 국적을 넘은 친근한 친구로서 자연스레 스며들었고, 이들에게 '배려 많고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도 네가 나의 버디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던 것은 아직까지도 저의 큰 자랑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