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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취업정보] 반도체 패권 전쟁과 칩4 딜레마

2022-11-30 09:00 1,402

 

‘산업의 쌀’ 반도체

자유무역과 국제 협력의 시대가 저물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자국 이기주의가 판친다. 각자도생(各自圖生 : 제각기 살길을 도모함)에 나선 각국은 저마다의 무기를 꺼내 들고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끊겠다고 엄포를 놓자 유럽은 겨울도 오기 전에 벌벌 떨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밸류체인(value chain : 가치사슬) 장악이라는 더 강력한 무기를 손질 중이다. 반도체 산업 생태계는 에너지와 달리 고도의 국제 분업이 이뤄지고 있어 특정 국가가 독점하기 어렵다. 미국은 시스템 반도체(추론 및 연산 등 정보를 처리하는 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고 메모리 반도체(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하는 반도체) 분야는 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일본, 파운드리(foundry : 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는 대만과 한국이 중심국이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의 중요성은 앞으로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창업자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시대에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의 숫자만큼 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과 같은 미래 기술은 물론 무기에도 반도체가 들어간다. 경제와 안보 모두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특정 국가가 반도체 생태계를 독점한다면 그 파급력은 에너지 자원 무기화보다 클 것이다.

 

中의 반도체 굴기, 싹부터 밟으려는 美

중국은 세계 반도체 3분의 1을 소비하는 최대 수입국이지만 자국 반도체 기술 수준이 낮고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미국을 넘어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을 꿈꾸려면 반도체 패권을 잡아야 한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起 : 산처럼 벌떡 일어섬, 분야의 최고가 됨)를 선언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까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조업 진흥책인 ‘메이드인 차이나 2025’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은 지난해에만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28개를 발표하고 약 260억달러(32조원)를 투입했다. 국가 주도로 2014년에는 27조원, 2019년에는 39조원의 반도체 펀드를 설립했다. 시행착오도 적지 않지만 중국 반도체 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 6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한 반도체 기업 세계 20위 가운데 19개사가 중국 기업이었다.

미국은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중국의 싹부터 잘라 낼 각오다. 지난 9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 첨단 반도체와 관련 기술 장비 등의 수출을 제한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반도체 산업에 총 2800억달러(366조원)를 투자하는 것을 뼈대로 한 반도체 산업 육성법(CHIPS & Science Act·반도체 및 과학법)에도 서명했다. 이 법은 미 정부의 세제 혜택을 받은 기업은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신규 반도체 시설을 짓거나 확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이 중국 시안 공장에 있고 SK 하이닉스도 중국 장쑤성 우시 공장에 보완 투자를 진행 중이다. 미·중 간 반도체 패권 싸움에 휘말려 한국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

 

칩4 동맹 딜레마

미국의 ‘중국 반도체 싹 짓밟기’의 최종판은 칩4(CHIP 4) 동맹이다. 칩4는 미국 및 미국과 동맹 관계이면서 세계 반도체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들인 한국·일본·대만 4개국이 하나로 뭉쳐 반도체 공급망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네 국가가 칩4를 결성하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이 가능하다며 가입을 종용하지만 본래 목적은 반도체 공급망을 장악하고 여기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다.

중국 견제에 의견 일치를 본 일본, 대만은 일찌감치 칩4 가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한국의 속내는 복잡하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는 칩4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의원을 찾아 “칩4 가입을 안 하면 안 되냐, 칩5(중국 포함)로 확대하는 것은 어떠냐”고 압박하기도 했다.

미·중을 양자택일하라면 한국으로서는 동맹국을 따라 결국 칩4에 몸담을 수밖에 없을 테지만 문제는 중국의 보복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칩4는 분업 체계라기보다 미국을 제외한 3국으로 퍼져 있는 공급망을 미국으로 끌어 모으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다. 여기서 한국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미국은 당장 파운드리가 부족해 한국의 삼성과 대만의 TSMC를 끌어들이고 있지만 자국 파운드리와 소부장에 대한 지원도 크게 늘리고 있다.

만약 미국 파운드리 업체인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스의 기술이 삼성을 뛰어넘고 칩4가 아니라 칩1(미국)이 된다면 한국은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1980년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위협했던 일본을 압박해 반도체 협정을 맺고 일본 반도체 산업을 회생불능 상태로 만든 전력이 있다. 한국으로선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빈약한 시스템 반도체를 중심으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협상력을 높이는 방법 이외에 반도체 패권 다툼에서 생존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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