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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팁

[오피스 테라피] 나는 당신의 감정의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2023-01-23 09:00 4,627

 

 

 

김 비서는 취업이 쉽지 않았다. 김 비서의 전공은 원래 영문학이었다. 문학을 좋아했다.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다. 취업이 안 돼서 일단 닥치는 대로 원서를 넣었다. 수행비서도 그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수행비서직은 경력자를 선호하긴 하지만, 여기 대표이사는 뜻밖에도 채용 조건이 운전 실력이 아니었다.

 

인사팀장은 4년제졸, 준수한 외모, 이러한 조건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김 비서는 수행비서직에 계약직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

 

사장님은 집은 분당. 회사는 여의도에 있었다. 차가 막히면 길에서 시간을 버리게 되니 아침 일찍 나와서 밤 10시가 넘어 퇴근을 한다.

 

1년 계약 후 근무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는 조건의 계약직으로 김 비서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회사는 곧 여의도에서 분당 사옥으로 이사를 갈 예정이었다. 사장은 회사가 이사를 가게 되면, 주말에 골프 칠 때 외에는 운전할 일이 별로 없으니, 김 비서에게 사옥관리를 맡기겠다고 하였다. 대신 주택관리사를 따는 조건이다. 김 비서는 사무직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꿈에 부풀었다.

 

김 비서가 입사한 회사는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한다. 그날은 사장이 직접 업체 임원들을 만나 접대를 했다. 사장은 술이 거나하게 취했다.

 

사장을 부축하고 차로 왔다. 사장을 차 뒤에 뉘이려는 데 갑자기 사장은 문 고리를 잡고 김 비서를 쳐다보며,

 

“이 새끼야, 너도 내가 우습게 보여?”라고 소리를 질렀다.

김 비서는 “그럴 리가 있습니까?”라고 대답하며 차 뒤편 문을 열었다. 사장은 잡고 있던 문고리를 놓치면서 중심을 잃고 열린 문 모서리에 부딪혔다.

사장은 “뭐야? 똑바로 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술 취해 벌어진 헤프닝 즈음으로 생각하고 넘기려고 했는데, 이게 시발점이었다. 이후 사장은

툭하면 김 비서에게 욕설을 했다.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때리기도 했다.

 

[김 비서의 입장]

1년만 더 일하면 운전 말고 사옥관리를 할 수 있다는 데, 이 기회를 제가 잡아야 하는 건지, 그만둬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직원들 앞에서 뺨을 맞았을 때는 자괴감도 들고,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운전 경력도 얼마 안 됐고, 어디 다른 데를 가도 이보다 좋은 조건으로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을 것 같아요.

 

[최 사장의 입장]

비서는 번듯해야지. 운전이야 아무나 할 수 있고. 늘 가던 길 왔다 갔다 하는데, 운전 실력이 좋다고 뭐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

 

최소한 나를 모시려면, 4년제 졸은 돼야지. 게다가 수행비서인데, 외모도 좀 번듯해야 하지 않겠어?

이게 운전만 한 사람들은 좀 되바라져서, 갓 졸업한 아이들이 순박하니 시키는 대로 일을 해. 나 같은 사람이 또 어딨나? 운전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기회를 주잖아. 이제 분당으로 이사가면, 주말에 골프치는 거, 아침저녁으로 10분 거리 운전하는 거 외에 할 일이 뭐가 있어. 내가 틈틈이 공부하라고 했어. 주택관리사.

 

나야 말로 ESG 경영을 하는 거지.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잖아. 나 아니면 저런 얘가 어떻게 취업이나 하겠어?

 

'학습된 무기력'이란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으로 인하여 실제로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포자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틴 셀리그만과 동료 연구자들은 개를 대상으로 회피 학습을 통하여 공포의 조건 형성을 연구하다, 통제 불능이 경험이 어떤 정신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발견하였습니다. 실험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코로 조작기를 누르면 전기 충격을 피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던 개들과 그러지 못했던 개들을 같은 공간에 두고 전기충격을 가했습니다. 종전에 코로 조작기를 눌러 충격을 피할 수 있었던 환경에 있는 개들은 실험실 담을 넘어 도망쳤지만 그렇지 못했던 개들은 몸을 움츠리며 충격을 고스란히 견뎠습니다.

 

어떤 일을 해도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무기력이 학습된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코끼리 발을 줄어 묶어 말뚝에 박아 놓으면, 다 커서 충분히 말뚝을 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망치지 않는다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김 비서는 겨우 취업한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다시 일할 수 있을지 불안합니다. 두려움과 불안을 느낄 때 우리는 쉽게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거나 조종당할 수 있습니다. 사장은 김 비서의 상황을 아주 잘 알고 있지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세상이 공정하다고 착각합니다. 이를 ‘공정한 세상 효과’라 합니다. 공정한 세상을 믿는 사람들은 뿌린 대로 거둔다고 생각하기에, 피해자에 대해서도 그럴만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학습된 무기력’을 강화시킵니다.

 

이와 관련된 실험26)이 있는데요. 실험참가자들에게 중립적인 의미의 단어들과 ‘정의’와 관련된 단어들을 색깔을 달리해서 보여주었을 때, 범인이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실험참가자들은 그 말을 듣지 않은 참가자들에 비해 ‘정의’와 관련된 단어의 색깔을 지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정의’와 관련된 단어의 색깔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피해자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도 확인되었습니다. 세상이 공정하다고 믿고 싶기에, 피해자가 당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만약 피해자가 나와 비슷한 처지라면 어떨까요? 피해자와 공통분모가 많다면, 감정이입이 되어 피해자를 우습게 여기는 마음은 사라집니다.

 

그러나, 자기에 대한 평가가 높은 사람이라면, 피해자의 입장에 서기를 어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나라면 저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괴로움을 겪고 있는 당신을 위한 제언]

 

자존감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내 능력과 한계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으로, 주관적인 자기 확신입니다.

자존감은 자기 효능감과 자기 존중으로 구성됩니다. 자기 효능감은 어떤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판단이나 평가를 말합니다. 내가 그 일을 잘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죠. 실제 성취 경험이 있다면 자기 효능감이 높아집니다. 자기 존중은 자기 가치에 대한 확신입니다. 그런데, 비교는 자기를 존중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사회적인 평가는 나 자신이 아닙니다. 나는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천부적인 권리를 타고났지만, 경쟁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달리는 우리는, 능력을 그 사람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로 착각합니다.

 

자존감은 어떻게 높아질 수 있을까요?

작은 성공의 경험이 많아야 합니다.

‘나는 할 수 없어’→‘나는 할 수 있다’로 나아가려면, 스스로가 나를 믿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뢰는 성공의 경험이 누적되면 저절로 생깁니다. 당신 가치에 확신이 생기면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를 보거나 듣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되찾아가는지를 보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깁니다.

 

‘확언’도 좋습니다. 마음속에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기가 어렵다면, ‘확언’이나 ‘만트라’를 시도해보세요. 그 말을 되뇌고 있는 동안은 머릿속 생각이 잠잠해집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하기는 어려우니까요.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리스트를 써보세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친절하게 알려줄 겁니다. 문들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나 생각보다 괜찮은데?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어? 그럼, 나는 왜 나를 낮게 평가한 거지?

 

나의 자존감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신가요? 다음의 '로젠버그 자존감 척도(RSES,Rosenberg self-esteem scale)'27)를 함께 해볼까요?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나는 전반적으로 나 자신에 만족합니다.

매우 동의(4점) 동의(3점) 동의하지 않음(2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1점)

2. 때때로 나는 완전히 훌륭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우 동의(1점) 동의(2점) 동의하지 않음(3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4점)

3. 나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동의(4점) 동의(3점) 동의하지 않음(2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1점)

4. 나는 대부분의 다른 사람만큼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매우 동의(4점) 동의(3점) 동의하지 않음(2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1점)

5. 자랑할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동의(1점) 동의(2점) 동의하지 않음(3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4점)

6. 나는 때때로 쓸모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매우 동의(1점) 동의(2점) 동의하지 않음(3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4점)

7. 나는 적어도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동의(4점) 동의(3점) 동의하지 않음(2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1점)

8. 나는 내가 더 존경받기를 희망합니다.

매우 동의(1점) 동의(2점) 동의하지 않음(3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4점)

9. 나는 내가 결국 실패했다라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매우 동의(1점) 동의(2점) 동의하지 않음(3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4점)

10. 나는 나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습니다.

매우 동의(4점) 동의(3점) 동의하지 않음(2점) 매우 동의하지 않음 (1점)

 

19점 이하 자존감이 낮은 편

20~29점: 보통

30점 이상: 자존감이 높은 편

15점 이하라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28)

 

폭행은 형법에만 규정된 것이 아닙니다. 근로기준법29)에서는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이나 그 밖의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합니다. ‘폭행’이란 근로자의 신체에 대해 불법적인 힘을 행사하는 것을 말하지만 반드시 신체상 가해의 결과를 야기함에 족한 완력의 행사를 요하거나 육체상 고통을 수반하는 것을 요하지 않습니다.30)

 

근로자가 고의 또는 부주의로 사업장 내의 시설을 훼손하는 등으로 손해를 끼치거나 직장 질서의 문란을 가져온 경우라도 사규나 민·형법상 제재 및 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근로자를 폭행할 수는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상 폭행은 ‘업무와 관련한’ 사용자에 의한 근로자의 폭행을 말하며, 업무와 관련이 없는 폭행은 형법31)에서 규율합니다.

 

 

26)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지은이 로랑 베그, p.217
27) Self Report Measures for Love and Compassion Research : Self-Esteem, 재인용, Rosenberg, M. (1965). Society and the adolescent self-image.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8) https://openpsychometrics.org/tests/RSE.php 사이트 내 테스트 결과 참조
29) 근로기준법 제8조, 벌칙 동법 제107조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30) 대법원 1956.12.21 선고 4289형상297 판결
31) 형법 260조(폭행, 존속폭행) ①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필자 ㅣ이세정 

필자 약력
일상에 소소한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 브런치: https://brunch.co.kr/@viva-la-vida
- 출간 : <누구나 쉽게 배우는 인사노무사례 100개면 되겠니?> (공저)

 

‘오피스 테라피’ 시리즈는 매주 월요일에 찾아옵니다.
외부필자의 원고는 잡코리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잡코리아 임동규 에디터 ldk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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