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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테라피] 퇴근미팅 무엇

2023-01-30 09:00 5,979

 

 

 

최 부장은 매일 저녁 강 대리와 퇴근을 한다. 영업 분야에서만 20년을 일한 최 부장은, 관리 쪽 일이 영 낯설다. 회사에서 물어보는 건 한계가 있어, 제일 사근사근해 보이는 강 대리에게 퇴근길에 이야기 좀 하자고 부탁을 했다. 강 대리가 말을 잘하기도 하지만, 같이 맥주 한잔하면서 설명을 들으니, 업무 파악도 잘되는 것 같다. 부서원들과 나이 차이가 있어서 거리감이 있었는데, 강 대리의 설명을 들으니, 부원들 성향도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것 같다.

 

이거 매일 해야겠는데?

 

최 부장은 퇴근 시간이 되면, 강 대리에게 “우리 '퇴근미팅'해야지?”라는 말로 같이 퇴근할 것을 종용한다.

 

[강 대리의 입장]

정말이지 너무 힘들어요. 전 처음에 한두 번만 그러실 줄 알았어요. 궁금한 거 다 물어보시면 그만하시겠지. 그런데 그게 아닌 거예요. 이분 그냥 심심한 거예요. 전 여자친구도 만나야 하고, 친구들과 오랜만에 맥주도 한잔해야 하는데,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어렵다고 하면 당장에 표정이 변해요.

게다가 부원들은 제가 최 부장한테 딱 붙어서 알랑방귀 뀐다고 생각하고요.

 

이거 괴롭힘 아닙니까?

 

제가 좋게 이야기했어요. 부장님 저도 퇴근 후에 약속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미리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랬더니, 노발대발 화를 내시더라고요.

 

“라떼는 말이야!”를 강조하시면서요.

부장이 이사하면 이삿짐도 날랐다고 합니다.

 

[최 부장의 입장]

제가 나이가 좀 있어요. 이쪽 일하던 사람도 아니고, 게다가 저희 부서는 젊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제 딴에는 분위기도 익힐 겸, 강 대리에게 같이 퇴근하자고 했어요. 가는 방향이 비슷하거든요. 이것저것 물어봤죠. 부서원들 개인에 대해서 궁금한 점도 물어보고, 업무 관련해서 근무 시간에 제가 일일이 물어보기 어려운 것들도 물어봤어요. 사적인 사리에서 물어보면 좀 스무스하지 않습니까?

 

제가 밥도 자주 샀어요. 같이 술도 한잔하고.

제 나이 즈음 되면 집에 밥 안 먹고 들어가면 눈치가 보이거든요.

 

욕구 코칭은 윌리엄 글라써(William Glasser, 1925~2013)의 현실치료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가 제시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다음의 5가지입니다.

▲생존 욕구(Survival Need) : 생존을 위해 안정을 추구하고 질서를 지키며 미래를 준비하려는 욕구

▲사랑과 소속의 욕구(Love and Belongings) :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거나 단순히 집단에 소속되려는 욕구

▲힘의 욕구(Power Need) :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려는 욕구로 권력 욕구와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를 포함함

▲자유의 욕구(Freedom Need) : 남의 간섭을 받고 싶지 않은 욕구,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것도 싫어함

▲즐거움의 욕구(Fun Need) : 즐거움을 추구하는 욕구로 일이나 과업에서도 즐거움을 추구함32)

 

최 부장님은 왜 그랬을까요?

 

여태까지 해본 일이 아닌 일인데, 덜컥 부서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유능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어디 물어볼 데는 없네요. 게다가 집에 가서 밥 먹으면 눈치가 보이니, 부서 실정도 파악할 겸 사근사근한 강 대리에게 밥을 사주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고 싶습니다.

자기편 하나 만들어두고 싶은 거죠.

 

최 부장님은 힘의 욕구, 사랑과 소속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습니다. 반면 강대라는 자유의 욕구와 즐거움의 욕구를 누리고 싶어 하죠. 이러한 욕구는 사람별로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상황이나 입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힘의 욕구가 강한 사람은 지시, 충고, 제언을 받아들이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최 부장이 강 대리가 미리 일정을 알려 달라고 한 말에 화를 낸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감히 네가 나에게 명령을 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힘의 욕구가 강한 사람은 내 방식대로 일을 끌고 가며,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고난 게 그럴 수도 있지만, 부장이라는 자리가 ‘힘’을 발휘하기 쉽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랑과 소속의 욕구가 강하면,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좋아하고 사람들을 잘 사귑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고,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죠.

 

최 부장은 부원들을 잘 통제하기 위해서 개개인에 대한 사적인 정보를 알고 싶어 한 것도 있지만, 혼자 있기 싫은 마음도 있습니다. 강 대리 역시 사근사근하다는 설명으로 미루어 봤을 때 사랑과 소속 욕구가 강한 사람일 것 같습니다. 부장과 같이 시간을 보내려 했던 것으로 봐서는 힘의 욕구도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매번 부장과 같이 퇴근을 하고 시간을 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괴로움을 겪고 있는 당신을 위한 제언]

 

일이 끝나고도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못쓴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내 삶에서 중요한 결정이 타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그것에 내가 저항을 할 수 없다면, 우리는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무력감은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불합리한 신념을 낳고, 결국 자기 자신을 존중하기 어렵게 합니다.

 

사람은 자기답게 살 때 행복합니다. 자기답게 살려면, 내 뜻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최 부장님이 부원들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다면, 가끔 점심에 맛있는 밥을 사주시면 됩니다. 강 대리는 자기 의사를 좀 더 분명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리 알려달라는 말은, 그래도 가끔은 같이 ‘퇴근미팅’을 하겠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돌려서 거절하는 표현을 상대방이 못 알아들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한 말에, 되려 “왜 그때 말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는 것이죠.

 

최 부장님과 강 대리의 맞춤형 솔루션은 Chapter 3 > 3. ‘갈등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로 이어집니다.

 

32) 도대체 왜? 그러냐고! 지은이 김성경

 

 

 

필자 ㅣ이세정 

필자 약력
일상에 소소한 이야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 브런치: https://brunch.co.kr/@viva-la-vida
- 출간 : <누구나 쉽게 배우는 인사노무사례 100개면 되겠니?> (공저)

 

‘오피스 테라피’ 시리즈는 매주 월요일에 찾아옵니다.
외부필자의 원고는 잡코리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잡코리아 임동규 에디터 ldk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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