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000 명의 함성을 듣다
대학 4학년 때, 다니는 교회에서 6월 체육대회의 응원단장의 자리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역량 이상의 무거운 직분을 제의 받아서 처음엔 굉장히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팀을 대표하여 준비한 공연을 1만 6천명의 사람들 앞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없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뜨거워져 마침내 부탁을 수락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응원단의 첫 모임에서 저는 평소에 많은 공연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의 스타일로 공연 테마를 정하려고 했습니다. 그 때 팀에서 지난 응원단장의 역할을 여러 번 했던 형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인이 그 동안 해 왔던 공연 테마를 관철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의견이 충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저는 실질적인 경험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형의 의견과 제 의견을 종합하여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또 준비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단체의 장을 처음 맡다 보니 모든 일을 제가 다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던 것입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팀원이 각자 역할을 분담하면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것이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저는 곧 안무팀, 간식팀, 보조 안무교사팀 등을 나누어 인원을 배치하였고 저의 부담도 덜고 훨씬 효율적으로 연습이 진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진행을 해 나가던 중 팀원들이 각자 개인사정을 우선시하여 연습에 빠지는 경우가 빈번해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자발적으로 잘 참여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면담 시간을 가져서 참여할 수 있는 시간대를 조정하면서 팀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팀원들의 협력과 노력으로 결국 우리는 체육대회 당일 잠실경기장에 모인 16000명의 사람들의 함성 속에 무사히 공연을 마치고 1등의 영광을 안았으며 100만원의 상금을 탔습니다. 그리고 이 응원단 팀과는 아직도 활발한 교류를 하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