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별 다른 일 없이 무난히 대학진학을 했습니다. 그때까지의 제 성격은 말 그대로 무난한 그런 성격이었습니다. 살면서 무언가를 이루려고 최선을 다 한 적도 없고 겪어보지 못한 일을 할 때는 지레 겁을 먹고 위축되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군대 입대일이 다가왔습니다. 이제까지 집을 떠난 적이 없던 저에게 군대란 낯설고 무서운 단어였고 기피하고 싶은 대상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아셨는지 아버지께서는 둘만 있는 자리에서 저를 부르시더니 아직까지도 인생의 모토로 삼고 있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니가 하려고 하면 안 될 일은 세상에 많지 않다`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는 입대 후 스스로 목표를 세워 달성할 수 있는 일이 없는가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던 도중 공군 훈련소의 정리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다른 훈련소와는 달리 훈련생들의 훈련소 내 학업 성취도, 훈련성적 등을 모두 합산하여 등수를 매기고 그 중 1등을 한 훈련병에게 `최고전사`라는 타이틀을 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그 타이틀이 멋있어보였고 차후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2012년 1월 1300명의 동기들과 입대를 하게 되었고 각각 650명씩 2개의 대대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650명 중 1등을 하면 최고전사의 타이틀을 준다는 말을 들은 저는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적극적으로 모든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무서워하는 성격이었는데 소대의 장도 자원해서 맡아보았고 유격, 행군 등 고된 훈련을 할 때면 제일 앞서 동기들을 이끌었습니다. 6주간의 훈련기간이 끝나고 최고전사 선발일 전날 왜인지 모를 확신이 들었습니다.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였고 확실한 동기를 가지고 모든 일에 임했기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수료식 날이 되어 운동장은 동기들을 데리러 온 부모님으로 가득 찼습니다. 물론 저희 부모님도 오셨습니다. 1300명의 훈련생들 중에서 각 대대에서 1명씩의 최고전사가 선발되어 단상 위로 올라갔고 저는 그 두 명에 포함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함께 단상에 올라오셔서 사령관 표창을 받는 저를 보며 눈물을 흘리셨고 아직도 그때의 성취감과 희열은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일은 저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중요한 교훈 또한 얻게 되었습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어려워 보이고 경쟁자가 많더라도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그 노력은 언젠가는 보상이 되어 돌아온다는 점입니다. 경쟁을 싫어하고 소극적이던 성격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노력을 통해 결실을 얻는 일을 즐기는 성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노력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제가 얻은 것들 중 하나입니다. 어떤 어려운 일을 맡게 되더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