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기 많은 우등생’이었습니다. 중학교에서는 전교 1, 2등을 놓친 적이 없었고, 친구들이 종종 모르는 것을 저에게 물어보곤 했습니다. 친구들에게 아는 것을 가르쳐주면서 뿌듯함을 느꼈고, 그렇기 때문에 전혀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하게 공부를 도와주었습니다. 친구들은 그런 저를 긍정적으로 봐주었고 제가 노력하지 않아도 늘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건은 과학고등학교로 입학한 것입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 때와 반대로 ‘노력하는 열등생’이었습니다. 수학과 과학에 우수한 학생들만 모아 한 학년이 총 60명인 학교에서 오히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였습니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뒤쳐진다는 생각을 해보았고,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마음이 잘 맞지 않는 친구와도 항상 함께 생활하는 것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환경이 자신도 모르게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던 저를 반성하게 하고 더 노력하는 학생이 되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친구들에게 물어가며 공부하고 또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 친하게 지냈습니다.
중학교 때 다른 친구들의 공부를 도와주면서 느꼈던 보람을 생각하며 과학봉사동아리 활동도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초등학생들과 간단한 실험을 하고 과학 지식을 가르쳐주며 스스로 만족감과 보람을 얻었습니다.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을 도우며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꼈고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마쳤을 때 극과 극의 경험을 해보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기 전에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고자 더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빨리 인정하고 스스로 보완해 나가고자하는 욕심은 지금까지 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또, 한 달에 한 번 집에 가며 지냈던 이 때의 기숙사 생활은 대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이나 팀 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 더 원만하게 지낼 수 있는 친화력과 인성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