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너머로 익힌 습관]
폐렴 직전까지 아파도 배에 가스가 차도, 어머니께서는 학교에 꼭 가야한다며 업어서라도 학교까지 데려다주셨습니다. 이러한 어머니의 노력 덕분에 지각, 결석 없이 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고, 어느새 어떠한 약속이든 꼭 지키는 제가 되어있었습니다.
특히 4년간 같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단 한 번의 결근도 없었기 때문에 매니저라는 직책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한결같았던 어머니의 등은 어디서나 착실하고 성실하게 주어진 일에 임하는 저를 만들었습니다.
[남의 똥]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하루는 손님이 이유 없이 화를 내며 가게 문을 나서는 것을 보았습니다. 곧 그 손님이 가게 안에 대변을 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잠시 당황했으나 개의치 않고 바닥을 치웠습니다. 이외에도 맥주가 비싸다며 맥주 캔을 제게 던지던 아저씨, 매일 막걸리를 훔쳐가던 아주머니, 소방서에서 나왔다던 사기꾼 등 고객을 대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지만 보다 더 고된 일도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또한 수많은 고객들과 소통하며 내성적이던 성격은 점차 외향적으로 변했고, 그 결과 20**년 3, 4월 *** 스마일 사원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양하고 수많은 고객들과의 의사소통 경험은 보통 팀으로 업무가 진행되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직에서도 굉장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6개월의 기적]
신입 아르바이트생으로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던 어느 날, 점장님의 부재로 우연히 제 손에 맡겨진 발주용 기계는 점포의 발주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었습니다. 주말 오후쯤 되면 김밥을 진열할 때, 우유를 정리할 때마다 뻥 뚫려있는 매장 진열대는 ‘발주방식을 바꾸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기존에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여 진행하던 발주는 모든 제품이 판매되거나 바코드가 없는 경우 따로 제품명을 검색해 발주해야 했습니다. 이런 발주방식은 창고부터 진열대까지 모든 제품의 재고를 확인한 후 진행되어야 해 손도 두 번가고 시간도 배로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재고가 없는 물건이 아예 입고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발주 방식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제 손에 발주가 맡겨진 그날, 제품의 분류별 리스트를 쭉 따라가며 발주하는 방법으로 재고량이 0인 제품도 놓치지 않고 발주가 가능했고, 진열대와 발주 프로그램 내의 점포 재고량을 비교해가며 발주한 결과 발주 시간 또한 반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박스채로 아무렇게나 선반 위에 올려놓은 라면, 과자상자는 상자의 옆 부분을 잘라 선반에 올리자는 간단한 제안을 통해 점포의 재고파악과 제품정리가 훨씬 수월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후 발주는 제 몫이 되었고 확실하고 꼼꼼한 재고관리와 수불관리로 보통 1년 이상 걸리는 초기상품대금의 상환을 6개월 만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본사로부터 정 직원 제안도 여러 번 받았을 만큼 점포에서도 본사에서도 꼭 필요한 인재였습니다. 삼성에서도 기적처럼 기업의 변화를 선도하는 꼭 필요한 인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