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시절, 저는 항상 TV로만 보던, 제가 좋아하는 배구 팀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홈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배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몰려들었고, 경기장은 금세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여자 배구팀의 경기가 끝나고 곧이어 응원단의 응원 속에서 남자 배구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경기 중간중간 하는 퀴즈 이벤트, 간식 제공 등으로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그런데 응원이 부족했던 건지, 제가 응원하는 배구팀은 경기에서 지고 말았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비록 경기에서 졌지만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의 마지막 인사와 마무리 운동을 보기 위해 기다리던 저는 경악을 금치 못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다가 빠져나간 자리에는 온갖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경기장 매점에서 사온 과자를 먹고 남은 봉지나, 경기 중간에 나눠 받은 음료수, 간식 쓰레기는 물론이고, 응원할 때 쓰이는 막대풍선 또한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습니다.
따로 청소해주시는 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저 당연하다는 듯이 쓰레기를 두고 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쓰레기가 가득한 경기장을 보고 그냥 자리를 뜨자니 마음이 불편해진 저는 주변의 봉지를 들고 친구와 함께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막대풍선은 경기장 밖 수거함에 가져다 놓고, 주운 쓰레기를 버리고 나니 경기장은 확실히 깨끗해졌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저는 어렵거나 귀찮은 문제도 묵인하지 않고,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지나치지 않고 풀어나가려 노력할 자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