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과를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발표 동아리에서 활동할 당시, 관례가 있었는데, 일명 PTC(presentation class)라 하여 기수별로 1년 동안 배운 발표와 PPT에 대한 기술과 능력을 강연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전수하는 것이었습니다. PTC는 장소 섭외부터 포스터, 대본, 각자의 강연 주제 그리고 경품 행사 등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저희가 준비해야 했습니다.
PTC를 준비하는 동안 저희는 과제, 시험, 아르바이트 등 여러 가지를 병행해야 했기에 지친 상태였고, 서로 간에 의견충돌은 PTC를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몰아갔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동료들을 잘 이끌고 행사를 마무리하고 싶어서 남들이 귀찮아하는 일들은 제가 우선으로 도맡아 하였고, 준비하는 중간에 생일을 챙겨주는 등 최대한 팀 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이왕 하는 거, 관객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으기 위해 강의가 없으면 학생들에게 전단지도 나눠주며, 학교 건물 앞에서 큰소리로 홍보도 하였습니다.
제가 강연에서 맡은 주제는 speech였습니다. 사람들은 eye contact, 또박또박한 말투, 올바른 자세 등 speech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을 굳이 배우지 않아도 어떠한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제가 그 당시에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 `변호인`의 송강호를 모티브로 강연을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남들은 PPT를 예쁘게 꾸며서 보여주려고 하지만, 저는 영화 속 주인공 송강호의 법정 안에서의 말투와 행동을 짤막하게 편집해서 보여주기식으로 강연하였습니다. 송강호는 법정 내의 판사, 검사, 그 외 사람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호소하기 위해 말투의 강약을 조절하고, eye contact를 하였으며, 말함과 동시에 약간의 제스쳐를 취하였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관객 수가 다른 때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이 참석하였고, 관객들이 강연을 한 5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으로 저를 꼽았습니다. 성과를 지향하는 자세, 남들과는 다른 창의적인 생각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이번 PTC를 통하여 배웠던 아주 유익한 행사였습니다.